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게이트] 정유라 梨大 입학취소...교육부, 최씨 수사 의뢰

교육부, 이대 감사결과 발표

입학처장 "금메달리스트 뽑으라"

정씨 반입금지된 메달 들고 면접

정씨 8개 과목 한번도 출석 안해

교수가 과제물 작성·점수 주기도

교육부, 이대 관계자 중징계·고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시부정 및 학사특혜와 관련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시부정 및 학사특혜와 관련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의 이화여대 감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부정 입학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교수들로부터 조직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대에 정씨의 입학취소를 요구하고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아울러 입시비리를 저지르고 불공정한 학사 특혜를 제공한 교수 등 이대 관계자 17명을 중징계하거나 업무방해죄로 고발할 방침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입시비리가 사실로 확인됐다.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시점(2014년 9월20일)은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 원서접수 마감(2014년 9월15일) 이후이기 때문에 수상실적은 반영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 입학처장은 교수들로 구성된 5명의 면접위원들에게 면접시험에 앞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반입이 금지된 소지품(금메달)을 면접시험장에 갖고 들어가 테이블 위에 놓으며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면접위원들은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2명의 학생에 대해 “이 종목에서 이 학생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하며 낮은 면접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전체 지원자 22명 가운데 서류전형에서 9등이었던 정씨는 합격하고 정씨보다 점수가 높았던 2명의 학생은 면접위원의 편파적인 평가로 최종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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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사회부총리는 “학교 내부인사뿐만 아니라 정씨 본인도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됐기 때문에 입학취소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당시 정씨의 부정입시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입학 후 학사관리도 교수들의 조직적인 부정지원을 받았다. 정씨는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모두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 다른 학생들은 직접 자신이 디자인한 시제품을 과제물로 교수에게 제출한 데 비해 정씨는 시중에서 파는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내지 않자 담당 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꾸미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외압이나 대가성 여부 등은 수사를 요청해 밝히기로 했다”며 “대학을 관리 감독하는 교육부도 책임을 느끼며 지난 3월 마련한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근절대책을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대는 교육부의 정씨 입학취소와 관련자 징계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대 관계자는 “정씨에게 특혜를 준 관계자를 징계하고 입학취소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대 교수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부정입학 의혹 등이 실제로 드러나자 충격에 빠졌다. 김혜숙 이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받았다”며 “투명한 입시와 학사운영을 자부했던 우리 학교의 시스템이 이렇게 무너진 것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성명발표 등을 비롯한 행동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형·김정욱기자 kmh204@sedaily.com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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