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다큐공감’ 한국뉴욕주립대학, 세계 28개국 젊은이들의 ‘한국 속 작은 지구촌’

‘다큐공감’ 한국뉴욕주립대학, 세계 28개국 젊은이들의 ‘한국 속 작은 지구촌’‘다큐공감’ 한국뉴욕주립대학, 세계 28개국 젊은이들의 ‘한국 속 작은 지구촌’




19일 방송된 KBS1 ‘다큐공감’에서는 ‘내 친구의 집을 찾아서’ 편이 전파를 탔다.


인천 송도에는 7년 전, 한국 최초로 4개의 미국대학이 들어섰다. 그 중에 하나인 한국 뉴욕주립대학은 세계적인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한국 속 명문 미국대학. 그런데 이 대학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예상치 못했던 진풍경을 만나게 된다.

강의실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제3세계 학생들. 전교생의 10%나 차지하는 이들은 중국, 대만,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브룬디, 카메룬, 브루키나파소, 가나, 케냐, 베트남, 인도, 에콰도르, 볼리비아, 콜롬비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이란,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에서 온 영재들이다.

그래서 한국뉴욕주립대는 28개국 젊은이들이 모여사는 ‘한국속 작은 지구촌’이 됐다. 이들이 이 대학에 오게 된 것은 ‘개도국 영재들에게 미국대학교육의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게 한 뒤 자기 나라로 돌아가 자기 나라의 각 분야에서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대학의 배려 덕분이다.

이 대학에는 이상한 게 또 있다. 입학에서 졸업할 때까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겐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특별 정규과목이 있는데 그게 바로 봉사활동이다. 이 학교는 합격이 결정되면 입학식도 하기 전에 입학예정자들을 데리고 봉사활동부터 나간다. 학기 중에도 수시로 거리와 빈민촌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나간다. 더욱 놀라운 것은 봉사활동이 자원이 아닌 ‘학점이 걸린 정규과목’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이상한 전통에 따라 학생들은 한 학기 내내 해외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고 대학은 비용을 제공하며 방학 때마다 학생들을 지구촌 오지로 내 몬다. 특히 일명 ‘내 친구의 집을 찾아서’인 이 해외봉사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학생들 도움을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개념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아프리카 50여개 나라 중에서도 최빈국의 알려진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옐비 발리마는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기도 먹을 물도 없는 그의 고향 마을에 청정 에너지를 가져다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전했다.

관련기사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과 학교가 움직였다. 옐비가 미국 본교에 2학년 과정을 마치러 간 사이, 담당교수는 그의 고향 부르키나파소를 2번이나 다녀왔다. 친구들은 현지에서 진행할 공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옐비가 2학년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8월말, 4명의 학생이 부르키나파소를 향해 떠났다.

캠프에 참가한 두 명의 아프리카 청년과 두 명의 한국청년은 불꽃같은 젊음과 열정을 불태운다. 과학기술의 불모지인 이곳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캠프를 진행하고, 우물파기 공사를 하기 위해 업자를 선정하여 계약을 하는 일부터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 일몰과 함께 문을 닫아야 하는 마을 보건소에는 솔라 패널을 달아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도록 변화시켰다. 그렇게 그들이 캠퍼스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지구촌의 오지 ‘친구의 고향’을 변화시키는 데 쏟아부었다.

오지의 하루하루는 늘 예측불가 상황의 연속이다. 캄보디아로 간 30명의 봉사단은 첫날 부터 건물을 무너뜨릴 듯 거센 태풍을 만나 사고 위험에 처했다. 원래 예정은 가뿐하게 학교 한 채를 짓고 돼지를 사주고 오는 일정이었는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묵었던 곳보다 더 열악한 건물에서 68명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체험한 이들은 ‘오래동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로 마음을 모은다. 학교공사를 하던 도중, 봉사단은 마을 주민들이 씨돼지를 거부한 이유를 알게 됐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 가축까지 먹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올 이들이 아니다.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한 끝에 ‘망고나무를 기증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학교를 짓느라 진이 빠진 상태에서 다시 단단한 땅을 파고 7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상황. 하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한 그루의 나무를 선물하며 젊은 봉사대원들은 기대하지 못했던 큰 기쁨과 감동을 체험한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