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뒷북경제]이 와중에 퇴직공무원 자문단?...예산 절반 깎여

인사처, 300명 퇴직공무원 자문단 활용에 내년 예산 72억 편성

안전관리, 청탁금지법 강의, 민간인 출신 공무원 멘토링 등이 대상

사전 계획 부실, 관리 소홀 우려, 기존 사업 중복 지적에 따라 절반으로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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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퇴직 공무원의 사회공헌 활동에 따른 자문료 지급 사업을 추진하다가 특혜, 졸속 논란으로 국회에서 예산이 절반가량 깎였다.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에 따르면 인사 혁신처는 내년도 예산안에 퇴직공무원 사회공헌프로그램 사업 몫으로 72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36억 원이 삭감됐다.


퇴직공무원 사회공헌프로그램은 퇴직공무원 300명을 활용해 신규 공무원을 채용하기 어려운 행정수요에 대응하는 사업이다. 매년 2만 5,000명씩 경력 채용하는 민간 출신 공무원에게 보고서 작성과 법무분야, 국가재정, 회계·계약 등 행정 사무 상담과 코칭을 하거나,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적용기관에 청렴 교육과 자문하는 일 등을 맡길 계획이다. 특히 민간 출신으로 공직사회에 들어온 경력직 공무원은 조달이나 회계분야에서 규정을 몰라서 징계를 받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퇴직공무원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게 인사처의 설명이다.

또한 건설현장 폭발사고와 싱크홀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재난 안전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퇴직 공무원이 안전 위해요소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시설 안전진단 등 일일이 공무원을 파견하기 어려운 곳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인 퇴직 연령에 진입하면서 매년 퇴직공무원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3만 9,158명이던 퇴직 공무원은 2017년 4만 910명으로 4만명 시대에 접어들며 2019년에는 4만 5,315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평균 수명 81.4세인 이들 퇴직 공무원의 평균 퇴직 연령은 53.6세다. 퇴직 후 30년 가까이 뚜렷한 사회활동 계획이 없는 것은 일반인이나 공무원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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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회에서 이 사업은 공무원 연금 이외에 자문료까지 국가가 지급하냐는 비판을 들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전면 삭감까지 주장했다.

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원들도 사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우려가 크다. 김정우 더불어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퇴직 공무원 관리는 각 부처에서 제출하는 자료뿐 상호 검증하는 장치가 없다”면서 “예를 들어 공기업에 파견 보낸 퇴직 공무원이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현실적으로 을의 위치인 공기업이 한마디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하고 있는 예산낭비신고 센터처럼 자칫 기존 사업과 중복될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따라 국회는 일단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없는 분야부터 시범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내후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인사처 관계자는 “퇴직공무원에 대한 봉사 개념의 사회공헌사업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교통비도 받지 못한 채 무료로 봉사만 요구하다 보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상자를 엄격하게 선정하고 기본급 없이 활동에 따라 실비 개념의 강사료 등을 지급하되, 그 수준은 민간보다 낮게 유지하고 지급 한도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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