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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케이팝을 주목하다

세계적 경영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케이팝 성공요인 분석·이례적 조명

국내기업 삼성 외엔 소개된 적 없어

개별국가 특정산업 다룬 기사는 처음

연습생 생활 등 '독특한 재능관리'

소셜미디어 활용 등 성공요인 꼽아

HBR에 실린 케이팝 기사./사진출처=HBR 홈페이지HBR에 실린 케이팝 기사./사진출처=HBR 홈페이지




“케이팝의 전세계적 성공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K-Pop’s Global Success Didn’t Happen by Accident).”


세계적 권위의 미국 월간 경영학 잡지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최신호에서 한국의 케이팝을 이례적으로 집중 조명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소유의 HBR이 개별국가의 특정산업을 다룬 기사를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HBR 측은 밝혔다. 한국 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 외에는 HBR에 소개된 전례가 없다. 그간 국내 학자들이 국내 기업 사례를 담은 기사를 HBR에 게재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2011년과 2015년 삼성전자의 경영사례 게재 이후 번번이 거절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취재한 결과 HBR 11월호에 HBR에 케이팝 성공 요인을 분석한 기사가 실렸다. 필자는 이무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오원용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교수다. 평소 SM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 있던 이 교수와 한 때 한국에서 작곡가로 활동했던 오 교수는 산업적 측면에서 케이팝을 접근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후 케이팝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글을 작성해 HBR에 기사 게재를 의뢰했다. 이무원 교수는 “한 나라의 산업을 다루는 내용이 실린 건 처음이라는 이야기를 HBR로부터 들었다”며 “HBR 편집자가 아이들을 스타로 키워 내는 시스템이 어찌 보면 창조적인 모델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런 상황에서 창의적인 아티스트들이 나오고 있어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많은 영감을 얻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케이팝의 전세계적 성공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를 통해 HBR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국내 음악 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언급하며 케이팝의 성공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HBR는 재능 있는 이들을 발견하거나 오디션을 통해 스타를 찾는 일반적인 재능 관리와는 다른 한국의 독특한 재능 관리에 주목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기획사들은 스타로 키울 9~10살의 어린 아이들을 찾는다. 기획사에 발탁된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숙소 생활을 하며 스타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 훈련을 받는다. 언제 데뷔할지, 스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 없이 연습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찾는 방식 역시 한국 기획사들의 독특한 재능 관리라고 HBR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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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레드벨벳이 지난해 말 체코 프라하 크랄로프카 농구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K-POP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연합뉴스그룹 레드벨벳이 지난해 말 체코 프라하 크랄로프카 농구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K-POP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연합뉴스


케이팝의 두번째 성공요인으로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층과의 관계 형성이 꼽혔다.

HBR는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가수인 태양과 SM엔터테인먼트의 파리 콘서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기획사들이 자신들이 키운 가수와 그들의 노래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유튜브나 다른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뛰어나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난 7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하는 케이팝(K-Pop) 경연대회에서 참여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연합뉴스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난 7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하는 케이팝(K-Pop) 경연대회에서 참여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연합뉴스


세번째로 지역 맞춤형 전락이 케이팝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저자들은 밝혔다.

기사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로 된 앨범을 내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소녀시대, 같은 회사 소속 가수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EXO-K, 중국에서 활동하는 EXO-M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엔터 회사들이 각 지역에서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전했다. HBR는 “한국의 기획사들은 이미 만들어진 재능을 찾기보다는 재능을 만들어 내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보다는 지역화하는 방식 등 기존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혁신시키고 있는지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엔터 업계는 HBR의 이번 보도를 크게 반기며 케이팝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도 기업의 경영사례가 아니면 실리기 어려운 HBR에 단일 기업의 사례도 아닌 국내 산업을 다룬 기사가 실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문화적 측면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성규·정혜진기자 exculpate2@sedaily.com

지난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파리’ 2차 공연에 참석한 한류팬들이 2차 공연을 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파리’ 2차 공연에 참석한 한류팬들이 2차 공연을 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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