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역에서 출발해 평택에서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는 수서고속철도가 다음달 9일 개통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117년 철도역사 최초로 코레일의 독점체제가 깨지고 경쟁체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8일 개통식을 진행한 후 다음날인 9일 수서고속철도를 운행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5월 첫 삽을 뜬지 5년 7개월 만으로 그간 투입된 사업비는 3조1,272억원이다. 서울 수서역에서 성남역·용인역·동탄역·지제역을 지나 평택에서 경부·호남고속철도와 합류하는 61.1㎞ 구간의 수서고속철도는 부산·광주·대전·대구 등 주요 대도시를 SRT(Super Rapid Train) 고속열차로 연결한다.
특히 SRT 수서∼평택선은 총연장 61.1㎞ 중 86%에 해당하는 52.5㎞가 터널이다. 지하 40∼50m 공간에 건설된 율현터널은 길이 52.3㎞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세계적으로도 스위스 고트하르트베이스터널과 일본 세이칸터널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을 자랑한다.
수서고속철도는 서울역에 집중된 철도 영향권을 수도권 동·남부로 분산한 것이 특징이다. SRT 도입 이후 주말 기준 경부축 운행횟수는 기존 183회에서 256회로 늘고 호남축은 86회에서 128회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도로 정체완화도 기대된다. 연간 서울~대전 구간 61만명, 서울~광주 구간 38만명가량이 이동 경로를 도로에서 고속철도로 전환해 연간 200억원가량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SRT는 KTX보다 평균 10% 저렴하게 운임을 책정했다. 코레일이 아닌 별도의 수서발고속철도 운영사를 설립해 가격은 물론 서비스 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SRT의 운영사인 ㈜SR는 구간별 기준운임을 △수서∼부산 5만2,600원 △수서∼목포 4만6,500원 △수서~광주송정 4만700원 등으로 책정했다. SR는 또 정차역 할인, 홈페이지·모바일 앱 등 온라인 구매 할인(1%, 주말·공휴일 제외)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 실제 고객이 부담하는 가격을 더 낮췄다. 회사의 책임으로 SRT가 운행 중지될 경우 3~10%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SRT 객실은 KTX-산천 대비 47석을 늘려 수송 능력을 키우면서도 의자 사이 무릎 공간을 5㎝가량 넓혔다. 좌석마다 콘센트가 설치돼 있고 와이파이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초로 도입된 철도 경쟁체제의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지속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