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환 서신평 신용평가본부장은 2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신용평가 영역의 확장과 새로운 기회’ 세미나에서 “대규모 금융위기와 신용평가 실패가 거듭돼 신용평가의 개혁 필요성이 부상하면서 제3자 의뢰 신용평가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독립 신평사 이건존스(EJR)가 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데, 회사채 발행자가 수수료를 내는 메이저 신평사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3자 의뢰 신용평가는 지난 9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신용평가 선진화 방안에 포함된 바 있다.
서신평 측은 제3자 의뢰 신용평가가 채권 발행 기업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신평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다윗과 같은 작은 신평사의 등장은 신용평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제3자 의뢰 신용평가의 기본적 운영 모델은 저비용 회원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높은 기업의 신용평가 결과를 여러 투자자들이 공유하는 식이다.
서신평은 지난해 신규 회사채 신용평가 사업자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일단 제3자 의뢰 신용평가를 통해 투자자들과의 교류 채널을 확보한 후 이를 토대로 발행 기업들과의 교류까지 확대한 뒤 이른바 제4신평사로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방안이다.
한편 김현 신용평가본부 실장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화하고 금융시장도 선진화하면서 위험요소들도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갔는데 신용평가 기준은 그대로”라며 “이를 반영한 눈높이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신평 측은 내부적으로 신용평가 요소 중 정량적 부분은 글로벌 기준을 적용하고 정성적 부분은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간적 범위와 경쟁 비교 범위를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해 적용해 내부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특허청 지정 기술평가업체인 윕스와 연계해 기업의 지식재산권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하는 신용평가 방법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지식재산권을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현금흐름을 창출한 후 이를 유동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