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가산금리 체계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에 나섰다. 이는 기준금리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시중의 금리 오름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금융권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산정 체계에 대한 서면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우선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코픽스·금융채 등)에 가산금리(은행 수익)를 더하고 우대금리는 빼는 식으로 최종 금리가 산출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시킨 상태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에 육박하는 등 시중금리는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승 폭이 크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금융시장 혼돈에 따른 리스크를 지나치게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은행들은 최근의 금리 상승이 금융채 금리 등의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를 빌미로 금리만 지나치게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이와 더불어 은행이 특정 직군이나 개인에게 지나친 ‘황제 금리’ 혜택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도 점검한다. 이와 관련해 NH농협은행이 김재수 농림축산부 장관에게 연 1%대 대출을 해준 것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공무원·교사 등에게 은행이 과도한 우대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 바 있다. 금감원은 은행의 영업관행 중 과도한 우대금리 혜택이 있는지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이날 임원회의를 통해 은행들의 금리 오름세에 제동을 걸었다. 진 원장은 “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사회적 비난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