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APEC 공동성명 발표 "보호무역주의 배격", "무역 왜곡적 조치 철회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은 20일(현지시간)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주의를 지키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21개 APEC 회원국 정상은 이날 ‘질적 성장과 인간 개발’을 주제로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24차 정상회의 폐막 공동선언문에서 “세계화와 이와 관련된 통합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점증하고 있으며, 우리는 보호무역주의 대두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방된 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무역을 약화하고 국제 경제의 진전과 회복을 늦추는 보호무역적이고 무역 왜곡적인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재천명한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의 ‘반(反) 자유무역’ 정책 기조에 맞서 역내 자유무역과 투자를 계속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국내 일자리를 잠식하는 ‘최악의 협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던 TP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기 공약에 이어 차기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TPP 폐기를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았다.

트럼프는 또 자국 일자리와 경제를 보호하고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수정하거나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취임 200일 내 실행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과 멕시코산 제품에 각각 45%와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도 전했다.

정상들은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기 회복이 느리게, 불균형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성장률 저하, 높은 금융 변동성, 원자재 가격 하락, 불평등과 고용 상황 악화, 국제 무역 성장세의 둔화가 있었다”며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이어 “역내 회원국들이 무역, 투자 및 개방된 시장의 혜택을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 다가가서 더 잘 설명하고, 그 혜택들이 널리 분배되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전했다.


정상들은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관련해선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한 전략적 공동연구’와 ‘요약보고서’를 승인했고 연구 진행을 위한 권고사항이 담긴 ‘FTAAP에 관한 리마선언’도 채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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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TPP가 사실상 폐기될 위기에 처한 틈을 타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FTAAP 구축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자국이 주도하는 ‘양대’ 무역협정인 FTAAP 건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APEC 회원국들은 2014년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FTAAP 설립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날 보호무역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FTAAP 추진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역량 강화 사업 등 한국의 기여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TPP 살리기에 주력했다. 그는 폐막 직후 “우리의 파트너들이 TPP와 함께, 미국과 함께 전진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사회적 협력을 목표로 1989년 12개국 간 각료회의로 출범한 뒤 1993년 정상회의가 됐다. 작년 말 현재 21개 회원국이 참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총교역량의 51%를 점유하는 최대 지역 협력체로 발전한 바 있다.

1993년부터 매년 21개 회원국을 돌아가며 정상회의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베트남에서 정상회의가 이루어 진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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