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생계형 기상캐스터의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서지혜는 극 중 보도국 앵커 출신인 청와대 홍보수석의 딸로 실력에 인맥까지 더해진 아나운서 홍혜원 역을 맡았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지혜는 함께 고생한 배우들 특히, 공효진과 조정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저는 이 드라마에 소스만 조금 뿌리는 정도였어요. (공)효진 언니와 (조)정석 오빠에게 감사하죠.”라고 전한 서지혜는 “그런 분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배우 서지혜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물론 공효진과 조정석이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 나가기는 했지만, 서지혜 역시 단아하고 지적인 외모와 다르게 거친 말을 내뱉는 쿨한 모습으로 ‘홍혜원 어록’까지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에게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였다.
이 작품을 통해 ‘욕지혜’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서지혜는 이전까지는 한 번도 ‘욕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욕을 통해 홍혜원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 적지 않게 고민 했다고.
“감독님께서 영화 ‘써니’ 같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느낌의 욕을 주문하시더라고요. 그런 느낌으로 연습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버전도 준비했어요. 촬영할 때도 여러 각도에서 찍다보니 욕만 열 번 이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러면서도 서지혜는 결코 자신이 욕을 차지게 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서지혜는 “이전에는 본 적 없던 캐릭터라서 신선하게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며,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알고 보면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홍혜원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아요. 바른 말만 할 것 같은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끼셨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극중 홍혜원은 시종일관 ‘쿨함’의 대명사다. 심지어 사랑이라는 영역에서까지 거침없다. 특히, 자신이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조정석 앞에서도 당당하게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모습에서 홍혜원의 캐릭터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나쁜 여자’로까지 보일 정도다.
이에 대해 서지혜는 “홍혜원은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없는 환상의 인물과도 같아요. 우리가 안에 가지고 있던 환상이나 로망을 살짝 건드려주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요?”라고 언급하며, “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만 보고 직진하는 캐릭터에요. 내가 남에게 피해주는 건 없으니까요. 요즘 세상이 주변을 의식하고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잖아요. 그런 부분을 홍혜원이라는 캐릭터가 조금씩 건드려 주고, 자기 대신 표현해 주는데서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배우 서지혜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그렇다면 상대역 조정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서지혜는 조정석의 배려와 조언에 감사를 전하면서, 배우 조정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웃어서 NG가 날 때도 많았을 만큼 재미있게 촬영했어요.”라고 설명하며, “코믹 요소부터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작은 것 하나까지 표현해 내시더라고요. 그 덕분에 홍혜원의 캐릭터도 잘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사랑을 쟁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내줄 줄 아는 것도 진정한 사랑이라는 서지혜의 말처럼, 결국 홍혜원은 이화신이라는 사람을 자신의 방식대로 쿨하게 보내준다. 과연 서지혜의 실제 연애 스타일도 홍혜원처럼 ‘쿨’할까. 서지혜는 “서로 간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쿨한 편이에요.”라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쿨 할 수 없는 게 사랑 아닐까요?”라고 반문하기도.
이어진 질문에서도 서지혜는 드라마와는 반대의 선택을 내렸다. 자신이 표나리라면 이화신과 고정원 중에 고정원을 선택하겠다고 말한 것.
“20대 때는 이화신 같은 나쁜 남자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아옹다옹하면서 연애 같은 연애를 할 수 있었을테니까 재미있고 스릴도 넘쳤겠죠. 하지만 30대가 되다 보니 좀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람이 좋더라고요. 고정원처럼 다정다감한 사람이요. 연애는 이화신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결혼은 고정원을 택할 것 같아요.”
서지혜는 비교적 적은 분량에 대해서 전혀 아쉬움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분량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지만, 어떻게 하면 한 장면 안에서 홍혜원이라는 캐릭터를 잘 축약해서 보여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만 했다고. 그런 노력 덕분인지 시청자들은 ‘질투의 화신’의 홍혜원이라는 캐릭터를 서지혜의 인생 캐릭터라고 평가한다.
배우 서지혜가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하지만 이에 대해 서지혜는 “저를 더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인생 캐릭터가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며 소신을 밝혔다. “저는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더 많기 때문에 정형화된 캐릭터로 비춰지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가 있어요.”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 부분을 넘어서야 하는 게 배우의 몫이겠죠. 다음에는 또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그 캐릭터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하고요.”라고 설명했다.
서지혜 역시 인기나 작품의 흥행성에 좌지우지 될 때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슬럼프를 겪고 난 이후 서지혜는 내려놓는 법을 배우게 됐고, 포커스 역시 자신의 연기에 맞추게 됐다. 그만큼 ‘진짜 배우’로 거듭나고 있었다.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낸 서지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시청자들의 몫으로 돌리고, 그저 자신의 몫을 열심히 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서지혜가 다음에는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