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250주년을 맞은 크리스티의 홍콩경매가 오는 26~27일(현지시간) 홍콩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열린다.
크리스티 한국사무소는 “하반기 ‘아시아 20세기와 동시대미술 경매’와 250주년 특별 ‘파이오니어 경매’에 아시아 근현대 미술의 수작들과 함께 한국 작품 34점 등 총 450여 점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최고가 출품작은 한국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3번 연거푸 경신한 김환기의 그림이다. 이른바 ‘환기블루’라 불리는 특유의 푸른빛이 눈길을 끄는 1969년작 ‘4-Ⅹ-69 #121’은 추정가 1,000만~1,200만 홍콩달러(약 15억~18억원)에 출품됐다.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깨우침(Enlightenment) 78RPMS’는 280만~380만 홍콩달러(약 4억2,000만~5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우환의 ‘동풍 No.821102’(160×130㎝)와 정상화의 2011년작 ‘무제’(90.9×72.7㎝)가 나란히 추정가 600만~800만 홍콩달러(약 9억~12억원)에 출품됐다는 사실이다. 국제적 명성에서 한참 앞서 가던 이우환의 이름값을 ‘단색화’ 열풍의 대표 작가로 수요가 급상승 한 정상화가 바짝 추격한 형국이다. 5년 여 전만 해도 정상화는 경매는 커녕 거래도 드물게 이뤄졌으나 뒤늦게 재조명되는 반면 이우환은 구겐하임과 베르사유궁전 개인전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위작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들어 국내외의 관심이 늘고 있는 오세열을 비롯해 남관·이성자·김창열·강형구·이배·최우람·최영걸·배준성·이환권 등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전통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묵 추상작업으로 유명한 서세옥의 작품이 27일 열리는 데이세일에 출품돼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고가의 주요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이브닝세일(26일)에는 일본 ‘구타이 그룹’의 대표작가 지로 요시하라와 카즈오 시라가, 아츠코 다나카 등의 작품이 포함되며 산유·우관중·자오우키 등 중국 거장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