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학 없어도…촛불 드는 대학생들

연세대·숙명여대·서울시립대 등

총학회장 선거 후보자 없어 무산

서울대는 투표율↓…간신히 선출

학생회 무관심, 촛불집회는 참여

집단보다 개인주장 중시 문화 영향

SNS·인터넷 등 통해 꾸준히 증가



총학생회장 입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장을 뽑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총학 선거를 치른 연세대·숙명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은 입후보한 학생이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 서강대는 총학 선거에 나서려 했던 후보가 입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추천인 수를 확보하지 못해 역시 선거가 무산됐다.


서울대는 투표율이 낮아 연장 투표를 시행한 끝에 총학생회장 선출에 성공했다. 지난 14일부터 4일간 투표를 진행했지만 투표율이 44.7%로 선거 성사 기준인 과반수에 미치지 못해 18일부터 4일간 연장 투표까지 시행해 가까스로 과반수(50.97%)를 넘겼다.

서울 시내 한 대학의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취업이나 진학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총학생회장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학생회가 이렇게 외면받는데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로 집단의 주장보다 개인의 주장을 더 중시하는 젊은 층의 문화가 꼽힌다. 이 같은 현상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4차례에 걸쳐 열렸던 촛불집회에 총학생회 중심으로 참여한 대학생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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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집회에 참석했던 한 대학생은 “SNS 게시글을 보고 집회를 알게 됐다”며 “학교 학생회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보다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집회 방침에 따라 참여했다”고 말했다.

총학이 주장하는 이슈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외에 다른 이슈들도 포함되기 마련인데 요즘 대학생들은 그런 부분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지난주 말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한 대학생은 “총학은 대통령 퇴진과 더불어 철도파업 같은 문제들까지 함께 얘기하지만 나는 그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SNS를 통하면 그런 부분을 걸러내고 순수하게 동질감을 갖는 집단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총학을 중심으로 한 의사표현은 줄어들겠지만 시민 개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대학생들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은 총학이 상명하달했던 과거와 달리 학생 개개인들이 토론을 거쳐 의사를 결정하는 상향식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이번 촛불집회에서 그런 것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대의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개인의 권리와 집단의 의사결정이 충돌할 때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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