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를 반려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두 사람은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와 특검 수사에 직면한 박 대통령에게는 ‘사법적 보호막’이나 마찬가지여서 박 대통령이 이들의 사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모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이 이들의 사표를 반려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박 대통령이 사정라인의 두 축인 김 장관과 최 수석을 현시점에서 내보내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29일까지 대면조사에 응하라고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고 야당은 특검 후보 압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검찰과 특검 모두 뇌물죄 적용에 사활을 걸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사표를 수리할 경우 당장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발생하는 공백부터가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은 훗날 있을지 모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대비해야 해 유능한 법률 참모가 꼭 필요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 대통령이 이들의 사표를 즉각 반려하지 않자 이들이 사표를 낸 이유에 대한 온갖 추측이 이날도 정치권을 떠다녔다. 특히 박 대통령이 검찰에 대단히 격앙된 반응을 보임에 따라 검찰 출신인 이들이 일종의 한계를 느끼고 사표를 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만약 이 같은 분석이 부분적이라도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들의 사표를 반려하기가 썩 개운치 않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사의를 반려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들로부터 무슨 성과가 나오겠느냐는 딜레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들이 사표를 낸 이유는 ‘도의적 책임’ 외에 다른 것은 없다고 이날도 선을 그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