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순실 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시장 금리까지 오르면서 내수를 이끄는 가계가 더욱 움츠러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월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만에 기준값인 100을 밑돈 소비자심리지수는 2009년 4월(94.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락 폭도 메르스 여파가 컸던 지난해 6월(6.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5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가장 악화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판단 CSI는 60으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후를 예상한 향후 경기전망 CSI는 16포인트 급락한 64를 기록했다. 취업기회 전망 CSI(68)는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더 커졌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112로 전월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의 물가전망도 한층 암울해졌다. 물가수준 전망 CSI 3포인트 오른 138을 기록했다.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진 것. 반면 주택가격 전망 CSI(107)는 7포인트, 임금수준 전망 CSI(111)도 2포인트 하락해 집 값과 월급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은 더 강해졌다.
가계의 생활 형편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현재생활형편CSI(90)는 전월대비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93)는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98)도 전월대비 3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106)는 전월대비 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현재가계저축CSI(87)는 전월대비 3포인트, 가계저축전망CSI(92)는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으며, 현재가계부채CSI(106)는 전월대비 1포인트, 가계부채전망CSI(100)는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으며,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