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카스트로 엇갈린 평가…“위대한 지도자” vs “야만적 독재자”

‘혁명가’로 쿠바 공산화를 이끈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타계한 이후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정치 지형과 이데올로기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쿠바를 중심으로 중남미 좌파와 사회주의 국가들은 카스트로 전 의장을 ‘위대한 지도자’로 격찬하며 그의 죽음을 깊이 애도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6일 쿠바 정부에 조전을 보내고 “이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은 진실로 세계사에서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고 애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이날 조전을 보내 카스트로의 타계를 크게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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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좌파 시대를 여는데 선구자였던 카스트로에 대해 국민적 퇴진 운동에 직면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 세계 모든 혁명은 카스트로의 유산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11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카스트로 전 의장과 갈등과 대립을 이어온 미국에선 혹평이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피델의 유산은 총살형과 절도, 가난, 기본권의 부정이었다” 면서 “그는 야만적인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계 정치인들도 대거 카스트로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으며 쿠바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밀집한 플로리다주의 ‘리틀 아바나’는 피델의 죽음을 환영하며 쿠바계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다만 53년 만에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이뤄 지난해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개설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가 그를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성명을 발표했다. 유럽에선 카스트로를 ‘역사적 인물’로 평가하면서도 그가 현대사에 미친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함께 조명됐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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