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맥주를 전 세계에 알린 유명 기업인이 가난한 고향 마을 주민 모두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는 기사는 오보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북서부 레온 주의 작은 마을 세레잘레스 델 콘다도 주민들은 고 안토니노 페르난데스 전 그루포모델로 회장으로부터 직접 받은 돈이 없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그는 지난 8월 멕시코의 한 병원에서 향년 98세로 생을 마감했다.
마을의 유일한 술집을 운영하는 막시미노 산체스는 가디언에 “모든 마을 주민이 (페르난데스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가족 재단의 대변인도 “그는 유언에 따라 가족들에게 돈을 남겼다”며 “마을의 어떤 사람에게도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첫 보도한(24일자) 내용은 페르난데스 전 회장이 1억6,900만 파운드(약 2,480억 원)에 달하는 유산을 자신의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남겼다는 것이었다. 이후 호주와 미국, 한국 등 전 세계 언론 매체는 인구 80명에 불과한 이 마을의 주민들이 한 명당 200만 파운드(약 29억4,000만 원)씩 받아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됐다는 소식을 다시 퍼뜨렸다.
대형 오보에 대해 재단의 대변인은 “우리도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페르난데스가 죽고 2억 유로(약 2천493억 원)를 친척들에게 남겼다는 얘기를 담은 보도가 오보 해프닝의 출발점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주민들은 다만 페르난데스가 생전 고향 마을의 발전을 위해 애쓴 점에 감사했다. 그는 1917년 태어난 이 고향 마을의 도로 정비와 교회 재건축 등에 많은 돈을 기부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14세에 학교를 그만뒀으며 32세이던 1949년 멕시코 유명 맥주 공장인 그루포모델로를 운영하던 처가 친척으로부터 초청비자를 받아 멕시코로 생활터전을 옮겼다. 이후 그는 공장 창고에서 원료와 제품 등을 나르며 열심히 일했으며 결국 1971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1925년 출시돼 그루포모델로의 간판 제품이었던 코로나맥주를 현대화해 남미는 물론 전 세계로 퍼뜨리는 데 성공한 그는 2005년 조카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현업에서 물러났다. 아내인 시니아 곤잘레스 디에스와는 60년 가까이 해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