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밀을 다루는 일본 자위대와 방위성의 통신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산케이신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자위대와 방위성의 통신시스템인 ‘방위정보통신기반(DII)’이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침입자에 의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자위대의 주둔지와 기지를 연결하고 방위성 내부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사용되는 대용량 통신 네트워크다.
방위성은 지난 9월 공격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사이버 대응 수준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사이버 공격 위협을 대비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왔지만, 이번 공격은 보안 시스템이 막지 못할 만큼 높은 수준이었다고 이들 신문은 설명했다. 또한 침입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침입자가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아 정확히 어떤 비밀에 손을 댔는지, 피해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침입자가 방위성 산하 장교양성기관인 방위대를 통해 시스템에 접속한 뒤 사이버 공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DII는 방위대를 거쳐 외부 학계나 대학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으며, 사후 조사에서 방위대 컴퓨터에서 침입 흔적이 발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위대 고급간부는 “상당히 심각한 사태다. 조속히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사이버 공격을 파악한 뒤 한때 방위성, 자위대 전체의 인터넷 이용을 중지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이 시스템이 자위대의 주둔지와 기지를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자위대의 민감한 내부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보수언론인 산케이신문은 공격 수준이 높은 만큼 (다른) 국가가 간여한 조직적인 공격이 강하게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