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는 검정교과서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발전 내용을 한층 폭넓게 다뤘다.
한국사의 경우 일곱 번째 대단원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세계의 변화’ 중 두 번째 주제로 ‘냉전 시기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경제·사회 발전’을 따로 설정했다. 소주제로 ‘박정희 정부의 출범과 경제개발계획의 추진’ ‘유신체제의 등장과 중화학 공업의 육성’ ‘민주화 운동과 경제성장’을 12쪽에 걸쳐 다루면서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서술했다.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이 추진됐으며 일본으로부터 받아낸 자금이 농림수산업 개발과 포항제철 건설에 쓰였다고 썼다. 수출 주도의 계획경제를 소개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화학 공업 육성에 주력했다는 점도 서술했다. 특히 전체 교과서에서 단 한 장만 쓰인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은 기존 검정에서 쓰였던 군사정변 직후 사진이 아니라 지난 1976년 5월 포항제철 2고로에 불을 붙이는 사진이 쓰였다. 이 밖에 새마을운동이 전개된 동기와 2013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사실, 석유파동 시기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진출 등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3명의 기업인을 자세히 소개한 점이 눈에 띈다.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는 ‘일제강점기에 유한양행을 설립해 질병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80년대에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여 한국이 정보산업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서술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중공업 등 한국의 수출산업을 이끈 기업들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집필에 참여한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검정교과서보다 경제성장 부문 서술을 늘려 균형을 맞췄다”며 “경제학자의 전문성을 가미해 학생들이 경제발전 과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