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무언설태] 검찰이나 언론이나 그 밥에 그 나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박근혜 대통령의 육성 파일에 대해 검찰이 “보도가 너무 나갔다”고 밝혔네요. 특별수사본부 관계자가 “증거물 등의 사실을 확인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하지만 정 전 비서관 녹음파일 관련 내용 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10초만 들어도” “10분만 들어도”라며 호들갑을 떤 건 검찰 아니었습니까. 불리하면 오리발 내미는 검찰이나 아니면 말고식 보도 관행의 언론이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8일 개헌 움직임과 관련, “여론도 이 엄중한 시국에 촛불민심과 어긋나게 불난 집에 군밤을 구워 먹겠다는 세력도 있구나” 라며 비판했네요. 공교롭게 앞서 오전 문재인 전 대표도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개헌 추진 발언과 관련해 “지금 세상을 바꾸자는 거대한 들불이 일고 있는데 거기서 곁불을 쬐면서 정치적 입자를 새롭게 다져보자는 계산”이라고 비판했네요. 촛불이라서 그런지 때 아닌 ‘불’(火) 논쟁이 붙었는데 추 대표와 문 전 대표도 ‘불 쬐기’는 마찬가지 아닌감요.




▲‘법 미꾸라지이자 형량 계산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새로 얻은 별명입니다. 김 전 실장이 최순실과의 친분은 부인하면서 차은택과의 만남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며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이런 별명을 붙여줬네요. 하지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차은택이 연일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며 소금을 뿌려대고 있으니 오래가진 못할 듯합니다. 미꾸라지 잡는 데는 소금이 최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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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금리가 요동치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마저 무섭게 치솟아 서민들의 주름살을 잔뜩 지우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대출창구에선 하루 만에 금리가 0.2%포인트 높아지는 등 조변석개하는 상황이 빚어져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는데요. 이러니 은행권이 국정 공백으로 금융당국의 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노려 제 잇속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합니다.

▲한국경제의 ‘돈맥경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업은 경기 침체에 투자 대신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있고 가계 역시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노후 불안까지 겹치다 보니 돈 쓰기가 겁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제쯤 이런 걱정 없이 돈을 펑펑 쓰며 사는 세상이 올까요.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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