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동안 엔지니어들은 실리콘의 순도를 높여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을 상승시켰다. 그러나 완벽을 향한 이러한 도전도 곧 끝날지 모른다. 과학자들은 원자재의 문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용함으로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 논문에 따르면 태양에너지의 미래는 하이브리드 유기-무기 페로브스카이트에 있다고 한다. 이 물질은 불완전하지만 순수한 실리콘을 능가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기존 태양전지의 내부를 볼 필요가 있다.
유리판과 반사방지 코팅 뒤에는 두 장의 얇은 실리콘이 있다. 위쪽의 실리콘에는 전자가 잉여 상태고고, 아래쪽의 실리콘에는 부족하다. 빛 입자가 위쪽 실리콘을 통과하면, 잉여 전자가 떨어져 나온다. 이 전자들이 아래쪽 실리콘을 통과해 태양전지 내에 들어있는 금속판을 타고 흐르게 된다. 그 다음 이 전자들은 전선을 타고 최종목적지인 휴대전화, 랩탑, 전기자동차 등으로 향하게 된다.
모든 전자가 쉐보레 볼트나 아이패드를 충전시키는 데 쓰이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에 미세한 결함이 있으면 일부 전자는 탈선을 하게 된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태양전지를 만들려면 실리콘의 순도를 99.999%로 높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실리콘을 써도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은 25%에 불과하다.
2009년, 일본 과학자들은 실리콘을 하이브리드 유기-무기 페로브스카이트(HOIP)로 교체할 수 있음을 알았다. 실리콘과는 달리, HOIP는 결함이 많아도 잘 작동한다.
이는 대단한 일이다. 이론상으로 실리콘은 태양광 에너지의 33%를 전력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오랜 시간 동안 엄청난 연구 개발 노력을 한 끝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반면 HOIP의 발전 효율은 불과 10년도 안 되는 사이 4%에서 22%로 높아졌다. 이 연구는 HOIP의 이론적 발전 효율 한계가 훨씬 높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박사과정생이자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프랙리티 조시는 “태양전지의 효율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HOIP의 경우 순도가 낮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자가 차단장을 형성해 소재의 다양한 결함과 부딪치지 않기 때문이다. HOIP에서는 실리콘에 비해 전자가 에너지를 오래 간직한다.
컬럼비아 대학의 화학과 교수이자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시아오양 주는 이렇게 말한다.
“이 연구를 통해, 태양 전지의 효율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이 끌어올릴 수 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HOIP에는 납이 들어있는데다가 수용성이다. 즉 비를 맞으면 녹아서 지면에 납을 유출시켜 상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시각으로, 환경친화적인 유사 HOIP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한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응용하면 태양에너지 확보에 필요한 신소재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로서 과학자들은 매우 먼 마라톤의 결승점에 들어섰다. 태양에너지는 광막한 우주 공간을 1억 5천만 km나 지나서 지구의 태양전지 위에 내려앉는다.
그 여정의 마지막 지점이라 할 수 있는 두 장의 얇은 실리콘 막은, 여정 전체에서 제일 나아가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제 순도는 낮지만 더욱 효율이 뛰어난 소재가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어 각 가정을 더욱 밝게 밝혀줄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jeremy deaton nexus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