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OPEC 8년만에 하루 120만배럴 감산 합의

사우디-이란-이라크 타협

국제 유가 장중 8% 이상 급등

브렌트유 장중 50달러 돌파

3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120만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2008년 이후 8년 만에 도출된 OPEC의 감산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는 장중 8%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했다.

통신은 OPEC 14개 회원국이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일일 산유량을 3,250만배럴로 종전보다 12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회의에 앞서 OPEC의 주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라크가 산유량 감축 방안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일각에서는 감산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앞서 이례적인 조찬 회동까지 개최하는 등 각국의 타협 노력 끝에 극적으로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수년간의 경제제재라는 특수 사정을 고려해 산유량을 하루 390만배럴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란의 요구를 사우디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날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합의 내용에는 또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국가들이 일일 60만배럴 규모의 감산에 동참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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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OPEC의 합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공식 발표에 앞서 사우디와 이란 석유장관이 각각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4달러대, 8.7%가량 급등하면서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45% 치솟아 배럴당 49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 앞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OPEC이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며 감산을 놓고 팽팽히 맞섰던 이란과의 이견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잔 남다르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도 “회원국들이 타협할 준비가 돼 있으며 협상을 위한 틀이 마련돼 있다”고 말해 합의 도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은 또 “러시아는 OPEC이 (감산) 결정을 내리면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며 비OPEC 국가들의 감산 동참 기대감을 높였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말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어 2008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을 줄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OPEC은 당시 회의에서 9월 기준으로 하루 3,340만배럴인 산유량을 하루 3,250만~3,300만배럴 수준으로 줄이되 이란과 리비아·나이지리아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감산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각국의 구체적인 감산 규모를 둘러싸고 사우디와 이란을 주축으로 한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감산 불발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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