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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D 음성, 유전자검사 해보니 19%가 변이형 "수혈 조심"

일반적인 혈액형 검사(항원·항체 검사)에서 RhD 음성 판정을 받은 한국인 중 19% 가량이 유전자 검사결과 RhD 변이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기존 검사법으로 RhD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적혈구 표면에서 C·E항원이 검출되지 않으면 유전자 검사에서도 100%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이런 사람은 구태여 고가의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2일 조덕 삼성서울병원·박경운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의 RhD 음성 헌혈자 모임 회원 110명의 혈액을 유전자 검사한 결과 81%(89명)는 순수 RhD 음성, 19%(21명)는 음성이 아닌 RhD 변이형이었다.


이에따라 수혈·헌혈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할 게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RhD 음성이나 변이형은 초응급 상황이 아닌한 같은 혈액형의 피를 수혈해야 해서다. RhD 변이형이나 음성 혈액을 수혈받으면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으로 인식해 공격, 적혈구가 파괴되는 용혈성 반응을 일으켜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도 기존 검사에서 RhD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헌혈할 경우 유전자 검사를 해주는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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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D 변이형 중 67%(14명)는 아시아인에게 유독 많은 ‘아시아 DEL형’이 차지했다. 아시아 DEL형은 초응급 상황에서 RhD 음성과 달리 RhD 양성 혈액을 수혈받을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검사법으로 RhD 음성이고 적혈구 표면에 C·E항원 둘 다 검출되지 않으면 모두 순수 RhD 음성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런 사람이 110명 중 58명(52.7%)이나 됐다. 덕분에 고가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RhD 변이형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대상이 ‘항원·항체 검사상 RhD 음성’ 판정자의 절반 이하로 줄게 됐다.

조 교수는 “혈액형이 RhD 음성 또는 변이형인 사람이 상대편 혈액을 수혈 받으면 RhD 항원에 대한 항체반응으로 연쇄적으로 적혈구가 파괴될 수 있다”며 “특히 RhD 음성인 한국인 여성이 임신하면 태아의 혈액형이 100% 가깝게 RhD 양성이어서 태아가 사망하거나 둘째를 갖지 못하게 되므로 음성인지 변이형인지 정확하게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수혈학회지(Vox Sanguinis)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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