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대리사회> 온전한 '나'로 살지못하는 '우리' 이야기

■김민섭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더는 신체와 언어의 주인이 아니었고, 사유까지도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고 있었다. 철학 없는 국정 운영으로 전 국민을 분노하게 한 ‘그 사람’ 이야기가 아니다. 온전한 ‘나’로 존재하지 못 한 채 누군가의 대리 인간으로 존재하는 주인공은 이 사회를 사는 나와 당신, 우리 모두다. 지방대 시간강사였던 저자가 대리운전기사로 살아가며 겪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전작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에서 대학원생과 시간강사의 삶을 통해 한국 대학 사회의 적나라한 민낯을 담아냈던 저자는 대학을 떠나 운전석에 앉는다. 그는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 같은 사회 안에서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언제 정착됐는지 모를 내비게이션이 우리의 삶을 은밀하게 통제해 왔고, 우리 모두 그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검열해왔다는 게 책의 지적. 자신의 틀을 만들고, 스스로 사유하고, 끊임없이 불편해하고, 의심하고, 질문하라. 저자는 그렇게 순응하는 몸에 반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은 끊임없이 전쟁의 주체로 대리인을 밀어내고 을과 또 다른 을이 싸워 문제를 매듭짓는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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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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