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누가 협상 내용을 결정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협상을 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협상 대상인 한국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누구인지 불명확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유일호 부총리 후임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지명했지만 인사청문회 날짜조차 잡히지 않아 어정쩡한 상태다. 그동안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임 위원장의 ‘원포인트’ 인사청문회를 하자는 주장이 많았지만 국회가 묵살했고 결국 후폭풍이 닥친 셈이다.
이에 대해 외환 당국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 의도를 확인하고 있으며 실무 차원의 협의는 계속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연내는 물론 빠른 시기 안의 타결은 힘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전 거래일보다 3원 내린(원화 강세) 1,164원에 거래됐던 원·달러 환율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오전 10시께부터 오름세로 전환해 1,174원까지 올랐다. 이후 상승폭을 줄여 결국 5원 오른 1,172원 60전에 장을 마쳤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2월 양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인 끝에 완전 소멸됐지만 올해 8월 서울에서 양자 재무장관 회담을 연 뒤 협상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후 미국 달러 교환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가닥을 잡고 규모로는 100억, 300억, 600억달러 등의 선택지를 놓고 협상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민기자·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