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대통령은 없다> '朴'에게는 없는 대통령의 자질

■ 월러 R. 뉴웰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고대 그리스서 현대 미국까지

서양史 지도자들 리더십 살펴

역사적 감수성·외교적 수완

봉사정신·선의·국민과 교감 등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제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위가 바닥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대통령 답지 못한 대통령을 대해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격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때다. 결국 대통령을 결정하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태는 대통령의 이념이나 사상, 가치관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문제다. 오히려 대한민국 최고의 리더로서 자질에 관련돼 있다. 월러 R. 뉴웰 미국 칼튼대 교수가 쓴 ‘대통령은 없다(The Soul of a Leader)’는 대통령을 포함한 국가 최고 지도자의 자격 10가지를 제시한다.


지금 국민으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덕목을 갖추고 있을까? 저자가 제시한 대통령의 10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성격이 두뇌보다 나아야 된다’는 것이다. 고등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이어 ‘감동적인 수사법이 필요하다’와 ‘도덕적 확신이 필요하다’를 제기한다. 다만 이 두 가지에는 ‘다만 적당해야 한다’ 조건이 붙는다.


이와 함께 ‘지도자는 시대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두세 개의 주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목표는 필요 없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역사가 지도자를 선택한다’ 등이 제시됐다. 개인적인 성격도 포함됐다. ‘위대한 지도자는 권력욕이 강하다-그러나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다’ ‘위대함은 사악함의 이면일지 모른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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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인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간이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박근혜 정부 퇴진이 적힌 부적을 옷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인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간이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박근혜 정부 퇴진이 적힌 부적을 옷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반전이 있다. ‘위대한 지도자는 앞서 언급한 9가지 교훈 모두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조건을 미국사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는 서양사 전체를 통괄하며 이끌어낸다. 저자는 냉전시대 이후 미국 대통령의 평가하면서 긍정적인 자질을 이끌어낸다. J.F. 케네디의 매력과 역사적 감수성, 리처드 닉슨의 영리하고 능숙한 외교적 수완, 지미 카터의 침례교도다운 선의가 담긴 처신, 로널드 레이건이 지닌 미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가식적이지 않은 모습, 조지 H.W. 부시의 훌륭한 성격과 타고난 봉사정신, 빌 클린턴의 국민과의 적극적인 교감 등이다. 또한 더 먼 과거로 돌아가 미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손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리더십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이어 저자는 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전쟁에서 등장한 리더십을 살핀다. 이 단계에서는 대통령의 자질을 넘어서 민주주의의 가치 자체를 다룬다. 즉 내부의 평등적인 민주주의와 외부의 차별적인 제국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사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다. 즉 고대 아테네는 내부에서는 완벽한 민주정을 유지했지만 대외적인 정책은 제국주의 강경책을 펼치다가 스파르타와 충돌하면서 붕괴했다. 이는 현재의 미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미국 대통령의 자질은 곧바로 이런 내외의 차이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과는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리더로서는 충분히 고려해볼 내용이다. 1만8,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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