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창업 현장에선] 외식업 해외진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본촌치킨·만커피·훌랄라 등

철저한 시장조사 통한 현지화로

美·中서 프랜차이즈 성공가도

중국 산시성 훌랄라바베큐치킨 매장중국 산시성 훌랄라바베큐치킨 매장




국내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터득한 후 해외 시장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빛을 보고 있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해외 진출 국가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 등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2년 부산 해운대의 33㎡ 남짓한 점포로 출발했던 ‘본촌치킨’은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 맛과 어우러진 바삭한 튀김 치킨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말 현재 본촌치킨은 미국, 필리핀 등 8개국에서 166개 점포를 거느린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됐다. 또 매년 해외에서 약 50개의 점포를 개설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46개 도시에 150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만커피(MANN Coffee)의 신자상(65) 회장도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 터득한 외식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1년 1월 베이징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장타이시루에 만커피 1호점을 열었다. 그는 중국인의 문화와 생활습관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누거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커피 매장은 패스트푸드 음식점처럼 빨리 먹고, 빨리 일어나야 하는 서구식 커피 전문점과는 다르다.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소파와 의자, 분위기 있는 고가구,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백열등과 할로겐 등으로 실내를 꾸몄다. 이로 인해 만커피는 특히 중국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놀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 세미나 등을 병행할 수 있는 룸 등 한국식 카페 문화를 전파한 게 주효한 셈이다. 만커피는 현재 중국 내 스타벅스 등 주요 커피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하며 빠르게 매장을 확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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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업체의 글로벌화는 제품 경쟁력과 철저한 현지화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미 웬만한 해외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국내에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는 더욱 성공하기 힘들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현지의 법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물류 등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 인프라를 구축한 점도 성공의 비결이다.

5년 전 중국에 진출해 100여 개 가맹점포를 개설한 훌랄라 김병갑(47) 회장은 “국내에서의 맛과 품질 경쟁력,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이 해외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진출하려는 국가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를 직접 방문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밀착 조사를 한 점도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한 외식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사업은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시중에 떠도는 객관적인 조사 자료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탁월한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융합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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