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없던 예산 끼워넣고 액수 뻥튀기 하고...與野없는 민원예산 챙기기

이정현, 상임위서 반토막난 ‘직업체험센터’ 60억원으로 복원

최경환, 지난해 이어 대구선 복선전철 사업 예산 뻥튀기

박지원, 호남고속철 8배 증액

국회가 3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2017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국회가 3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2017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




예산 심사 과정에서 대폭 깎여나간 ‘최순실 예산’이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당초 정부안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여야 정치권이 ‘최순실 예산’을 깎아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으로 돌린 것으로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삼모사’의 결과가 된 셈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중 ‘최순실 예산’은 1,748억원(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산)에서 최대 4,000억원가량 깎였다. 그러나 깎인 만큼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사업 예산은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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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 지역구 순천에 들어설 ‘호남권 직업체험센터’ 예산 60억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정현 예산’이라는 이유로 반토막 났지만 최종적으로 60억원이 그대로 유지됐다. 순천만 국가정원관리와 보수공사는 각각 정부 편성 예산보다 5억원, 4억원 증액됐다. 이밖에 △순천 유·청소년 다목적 수영장 건립(15억원) △순천대 체육관 리모델링(6억 2,600만원) 사업은 원안에 없던 항목이 신규로 편성됐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 경북 경산을 지나는 대구선 복선전철 사업은 당초 590억원에서 110억원이 증액돼 총 700억원이 배정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700억원→2,251억원→2,321억원으로 예산이 뻥튀기돼 논란이 일었다. ‘자기유도·공진형 무선전력 전송산업 기반구축사업’ 예산도 당초 20억원에서 10억원 추가로 편성됐다.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를 통과하는 보령~부여 국도 40호선 사업비는 정부원안 125억2,900만원보다 40억원 늘었다. 공주 지역도 공주박물관 수장고 건립을 위해 7억6,000만원이 신규 편성됐다. 야권도 지도부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예산 증액이 이뤄졌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 예산이 대폭 증가했다.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구간 공사 예산은 정부 원안인 75억원의 8배가 넘는 655억원 늘어났다. 보성~목포 임성리 철도 건설 예산도 1,561억원이었던 원안에 650억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밖에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목포지원청사신축 비용으로 1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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