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중국의 X세대' 바링허우 화가를 만나다

청담동 스페이스칸 '언플래트닝'展

獨 현대미술을 재구성한 '지엔처'

英 유학파 '친쥔' 등 30대 작가 3인

입체적 시각으로 기성세대와 차별화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뒤러의 자화상을 재구성한 지엔처의 ‘화가’ /사진제공=갤러리수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뒤러의 자화상을 재구성한 지엔처의 ‘화가’ /사진제공=갤러리수


미국의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차별적인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었고, 여기서 파생해 1990년대 당시 20대를 지칭하던 우리나라의 ‘X세대’는 물질적 풍요를 기반으로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세대를 상징했다. 우리에게 X세대 이상으로 중국의 ‘바링허우(80后)’는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1980년대에 태어난 ‘바링허우’는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각 가정의 ‘소황제’로 성장한 이들이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경제성장의 혜택으로 풍요 속에 성장했고 유행에 민감해 외국 문화를 수용하는데도 거부감이 없다. 30대가 된 이들은 오늘날 중국 경제의 소비를 주도하는 동시에 정치·문화·사회 전반의 중추로 성장했다.

주목할 만한 바링허우 작가 3명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3층 스페이스칸에서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언플래트닝(Unflattening)’전이다. 전시제목은 단조로운 과거를 뛰어넘어 입체적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는 뜻을 담았다. 50대의 아방가르드 작가들이 ‘냉소적 리얼리즘’과 ‘정치팝(Political Pop)’ 등 사회·정치적 내용을 삐딱하게 표현해 집단적으로 주목받은 것과 달리 이들 30대 바링허우의 관심은 각자의 내면과 강렬한 자아 표현에 집중된다.

친쥔의 ‘분명히 아마도(Definitely Maybe)’ /사진제공=갤러리수친쥔의 ‘분명히 아마도(Definitely Maybe)’ /사진제공=갤러리수


어려서 독일로 이민 간 지엔처(32)는 바젤리츠, 리히터 같은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에게서 그림을 배웠고 예술사와 철학까지 공부했다. 그는 초상화·산수화 등을 택한 다음, 눈에 보이는 형상이나 형식적 맥락을 완전히 해체한 후 ‘작가적 사유’를 토대로 재구성한다.


영국 유학파인 친쥔(30)은 형식을 미리 구상하지 않은 채 붓질을 반복하는데도 더없이 질서 있고 규칙적인 추상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부터 물감에 황산·염산을 섞어 화학반응을 통해 색을 만들어 내는 점 등 여러 면에서 특별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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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술 명문인 쓰촨미술대학에서 장샤오강에게 수학한 시에판(33)은 반투명의 비단에 그림을 그린다. 매끈한 비단 위에서 빛과 유화 안료가 난반사를 일으켜 작품은 마치 두꺼운 얼음 속에 갇힌 그림처럼 신비롭다. 시각적 행위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탐색한 결과물이다.

전시기획자는 서울옥션 수석 스페셜리스트·아라리오 베이징 디렉터 등을 거친 중국미술 전문가 김수현 갤러리수 대표다. 김 대표는 “미술작가들도 바링허우지만 미술품 수집과 사립미술관 건립이 취미인 신흥부자들 또한 바링허우 세대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한 수집가와 젊은 작가가 함께 성장하는 중”이라며 “이들 바링허우 컬렉터들은 서구 주요 미술관의 이사로 활동하며 중국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후원하는 역할을 하는 데 반해 한국미술은 그런 면에서 한계를 보여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070) 7782-7770

시에판의 ‘검은 돌’ /사진제공=갤러리수시에판의 ‘검은 돌’ /사진제공=갤러리수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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