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수익악화 기업 투자자 확보 비상… 상장사 CB·BW 발행 급증

국내 상장사들이 올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두 배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일반회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CB·BW의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달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CB 발행공시 총액은 총 5조288억원(485건)으로 전년동기대비 94.3% 증가했다. 전체 발행액 중 유가증권시장은 1조8,059억원(73건)으로 82.1% 증가했으며, 코스닥은 3조2,230억원(412건)으로 101.8% 늘었다. BW 발행공시 권면총액은 5,245억원(34건)으로 전년동기대비 72.4% 증가했으며, 이 중 유가증권시장은 1,950억원(5건)으로 2.6% 늘었지만 코스닥은 3,295억원(29건)으로 188.3% 확대됐다. 또한 두 시장의 상장사 CB·BW 발행방법에선 사모를 통한 발행이 4조9,958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으며 공모는 5,576억원에 불과했다.


주식과 채권의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CB, BW는 발행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회사 측에 신주 발행을 요구해 미리 정해놓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다.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금리를 높여줘야 하는데 CB, BW와 같은 주식연계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CB 및 BW 발행 공시별 권면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보면 1위는 GS건설(006360)과 카카오(035720)로 각각 2,500억원 CB를 발행했으며, 아이에스동서(010780)와 현대상선(011200)이 각각 2,000억원의 CB를 발행해 뒤를 이었다. 한진중공업(097230)(1,547억원), 두산건설(011160)(1,500억원) 등 재무구조 개선이 요구되는 기업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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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CB, BW와 같은 주식연계채권의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부분이 사모 발행이어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아 소액주주들은 주가희석으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 시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 발행 회사의 주가가 상승해 주식으로 전환되면 이자의 경감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기존 주주들은 주가 희석이라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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