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지능형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관련 사업 확대에 힘입어 앞으로 수년간 6~8%대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하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만도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005380) 제네시스 EQ900에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국내 ADAS 시장에서의 활약을 계기로 테슬라와도 공동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ADAS는 스마트 주차지원시스템(SPAS)·사전 충돌방지시스템(PCS)·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 자동차 자율주행에 관한 다양한 기능·기술을 뜻한다. 만도의 주가는 지난 3월 14만원대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25만원대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지난 3월부터 196만주를 순매수하며 20% 후반이던 보유지분을 39.1%까지 끌어올렸다.
만도는 내년이 더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미국·유럽·한국 등에서 자동긴급제동장치(AEB) 탑재가 의무화되면서 관련 부품업체들의 매출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만도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지적했다. 현재 만도, 현대모비스(012330), 한온시스템(018880)의 올해 매출(예상치) 중 친환경차·ADAS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 2.9%, 4.5%이다. 전 세계의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시장은 지난해 7조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1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ADAS가 중저가 차량까지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만 사업 구조에 비해 이익개선 폭이 미미한 점은 만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신흥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도 기대 요인이다. 중국 시장에선 현지 자동차업체로의 납품 증가가 진행 중이다. 현재 만도의 전체 매출 중 55%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000270)가 세계적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지만 로컬 업체들에 대한 부품 공급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란 지적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9% 수준인 만도의 중국 현지업체 납품 규모가 오는 2020년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만도의 인도 매출 중 현대차그룹이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가져올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만도의 주가는 트럼프 당선 직후 다소 하락했지만 곧 상승세로 반전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만도의 대미 직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2%에 불과하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이는 만도의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우려를 받고 있는 멕시코 사업 역시 매출의 절반 가량이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주장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이 현실화되더라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만도의 향후 수 년간 성장률이 연 6~8%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 성장률은 올해 플러스로 반전될 전망이다. 현재 만도의 매출 중 47%는 한국, 26%는 중국, 17%는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제동장치가 41%, 조향장치 35%, 현가장치(서스펜션) 24%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만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올해보다 6.5%, 14.7% 증가한 6조55억원, 3,1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