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프&]불가능 넘어 새로운 나를 만들다...'창의 경영'의 아디다스

'열정·도전'서 '창의성'으로 브랜드 캠페인 메시지 변경

'스피드·오픈소스·시티' 3대 전략 바탕한 창의 경영으로 산업 변화 선도

'스피드팩토리', 해양 폐플라스틱신발 등 생산라인·제품제작에도 혁신

아디다스가 올해 ‘I′m here to create_새로운 나를 만들다’라는 주제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캠페인 영상 장면. /사진제공=아디다스아디다스가 올해 ‘I′m here to create_새로운 나를 만들다’라는 주제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캠페인 영상 장면. /사진제공=아디다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 “전력을 다하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All in or nothing)” 스포츠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간에게 내재된 도전과 열정을 독려해 온 아디다스의 캠페인 문구들이다. 단 한 문장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잊고 있었던 뜨거운 열정과 도전 의지를 되찾게 도와주는 강력한 힘을 발산한다.

그런데 올해 아디다스가 선보인 캠페인은 지금까지의 메시지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기존의 캠페인들이 대부분 ‘전력투구’할 것을 강조한 반면 올해 진행중인 ‘I′m here to create_새로운 나를 만들다’라는 캠페인은 남과는 다른 나만의 창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고정관념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발상으로 경기의 판을 바꾸고, 나아가 진정한 자신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아디다스가 선택한 소재는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이 한계 없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더 나은 새로운 나를 위해 훈련하는 모습이다. 가장 최근 공개된 NBA선수 제임스 하든의 캠페인 영상은 이 같은 메시지를 위트있게 전달한다. 올해의 유력한 MVP 선수로 거론되는 제임스 하든은 공격과 어시스트에 두루 능한 전천후 선수다. 영상 속에서 그는 정반대로 창의성이 사라진 농구가 얼마나 재미없는지를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화려한 스텝을 밟던 선수들도 똑같은 움직임만 반복하고, 하든은 화려한 농구 스타가 아닌 흰색 피케셔츠에 반바지 그리고 흰 양말에 일명 ‘삼선 슬리퍼’를 신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나중에는 하든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염까지 사라지기 시작한다. 영상의 말미에 그는 묻는다. “아무도 새로운 건 안 하는 거지. 진짜 그러길 바래?” 앞서 아디다스는 맨유 소속 폴 포그바 선수의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스토리를 담은 ‘Football Needs Creators_축구는 크리에이터를 원한다’ 영상도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창의성이 신체와 정신의 한계를 넘는 것을 보여주는 이 영상은 프랑스 로시엔브리에서 보냈던 유년시절부터 최근 맨유로 컴백하기까지의 스토리를 통해 남다른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게임을 창조하는 모습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디다스와 자신이 협업해 만든 ‘하든 볼륨’을 신고 있는 NBA 농구스타 제임스 하든 선수의 모습. /사진제공=아디다스아디다스와 자신이 협업해 만든 ‘하든 볼륨’을 신고 있는 NBA 농구스타 제임스 하든 선수의 모습. /사진제공=아디다스



대고객 캠페인 뿐만이 아니다. 아디다스그룹 스스로도 이 같은 캠페인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아디다스의 혁신은 바로 로봇 생산 시스템 ‘스피드 팩토리’다. 독일 안스바흐에 위치한 아디다스의 파일럿 스피드팩토리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독일 소비자를 위해 제작돼 독일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애틀란타에도 이 같은 로봇 생산 시스템이 생긴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남아 등지에서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기존 업계의 관행을 거부한 혁신이다. 아디다스는 올해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로 최초의 대량 생산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디다스는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과 협업해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해 제작한 러닝화 ‘울트라부스트 언케이지드 팔리’ 와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홈 유니폼을 지난 달 공개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팔리 컬렉션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오염 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강화와 해양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소재는 몰디브 해안에서 진행된 팔리의 정화 작업을 통해 얻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 폐기물로 만든 ‘오션 플라스틱’이 사용됐다. 이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 폐기물 소재를 사용한 최초의 대량 생산 제품으로, 전 세계 7,000족이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에릭 리드케 아디다스 글로벌 브랜드 이사는 “수거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신발을 제작한 것은 물론 이 폐기물을 100% 활용한 축구 유니폼을 만들었다”며 “2017년에는 업사이클된 플라스틱으로 100만 족의 신발을 제작할 계획이며, 의류 및 신발을 만들 때 버진 플라스틱(석유에서 추출하여 만든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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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가 NBA 농구스타 제임스 하든 선수와 협업해 선보인 ‘하든 볼륨 암머비스타’. 아디다스는 소비자와 선수, 리테일러의 의견을 제품 디자인과 생산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아디다스아디다스가 NBA 농구스타 제임스 하든 선수와 협업해 선보인 ‘하든 볼륨 암머비스타’. 아디다스는 소비자와 선수, 리테일러의 의견을 제품 디자인과 생산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아디다스


아디다스가 혁신 경영의 일환으로 선보인 로봇 생산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만든 운동화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사진제공=아디다스아디다스가 혁신 경영의 일환으로 선보인 로봇 생산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만든 운동화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사진제공=아디다스


나아가 아디다스는 창의성을 장기적인 수익성 향상을 위한 경영 방침으로 규정했다. 스포츠업계의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창의 경영을 선언한 것. 아디다스그룹은 지난해 3월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에서 발표한 2020년까지 성장 계획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다(Creating the New)’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아디다스는 스피드와 시티, 오픈 소스라는 세 가지 전략을 펼친다. 스피드는 소비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아디다스그룹은 이미 그때 그때의 유행과 수요에 맞춰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는 ‘네오 라벨’을 통해 생산 소요 시간을 현저하게 줄인 바 있다. 아디다스는 네오 라벨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에 스피드 경영을 적용할 계획이다. 스피드 방침의 일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 채널’을 강화해 온라인 판매 규모를 2020년까지 20억 유로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마켓을 이용해 소비자를 위한 주문 제작 옵션 사항을 추가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두 번째 전략인 시티는 대도시 상권에 초점을 맞춰 성장을 높이는 방안이다. 현재 80%의 GDP가 도시에서 생성되며 글로벌 트렌드도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형성되는 추세다. 아디다스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런던, 파리, 상해, 도쿄와 같은 세계 핵심 도시에 중점을 두고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오픈 소스’ 전략에도 돌입했다.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과 디자인, 마케팅에 소비자와 운동선수, 리테일러, 파트너들을 전보다 더 많이 참여시켜 그들이 브랜드의 구성원이 되게 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아디다스는 스텔라 맥카트니, 칸예 웨스트, 바스프, 구글과 같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및 기업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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