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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g 미니 골드바로 '金테크' 문턱 낮춘다

100g 단위 인출하는 '미니금'

KRX 금시장, 내년 4월초 상장

소액으로도 金 투자 길 열려



직장인 김지연(34)씨는 지난해 가격이 비싼 금의 대안으로 실버바에 투자했다 소액의 손실을 봤다. 은 시세는 지난 1년간 0.4% 상승했지만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니 오히려 매도 금액이 하락해 낭패를 본 것이다. 같은 기간 금 시세는 약 11% 정도 상승했다. 김씨는 “골드바 투자가 수익률이 클 것을 예상했지만 기본 가격이 비싸 수수료나 세금 등을 감안하면 투자에 뛰어드는 게 어려웠다”며 “개미 투자자들은 일반상품에 투자하는 게 어려워 코스닥 소형 종목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김씨처럼 평범한 직장인들이 주식의 대안으로 ‘금테크’를 원할 경우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4월 초 금 현물 시장에 기존의 10분의1 단위인 100g 골드바를 인출할 수 있는 ‘미니금’ 종목을 상장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물 금을 거래하는 KRX 금시장은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100g 단위 인출이 가능한 ‘미니금’을 선보인다. 국내 금 시세가 그램(g)당 4만3,000원일 경우 투자자는 최소 4,300만원가량이 있어야 현물 금을 매수할 수 있었지만 미니금이 상장되면 430만원으로도 금 매수가 가능하다. 김영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 부장은 “면세혜택, 유동성공급자(LP) 제도, 당일 결제 등 기존 KRX 금시장의 제도가 미니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기존 직사각형 모양의 골드바 외관에서 벗어나 지갑에 소지할 수 있는 크기의 카드형 등 투자자 선택권도 넓힌다”고 말했다. 이번 미니금 상장으로 기존 1㎏ 단위 금 종목 명칭은 ‘표준금’으로 바뀐다.


일반 투자자는 주로 금은방과 같은 장외시장에서 금·은 매매를 하는데 이때 매매가에 마진이나 수수료가 포함돼 시세가 올라도 실제보다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배당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이 없고 수수료가 낮은 KRX 금시장을 운영해왔지만 기본 인출 단위가 1㎏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금 거래량이 하루 평균 16.6㎏으로 전년 동기보다 86%나 늘었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금 투자에 쉽게 뛰어들지 못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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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금’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도입됐다. 거래소 측은 “12월 들어 금 평균 거래량이 30㎏에 이를 정도로 매매가 활성화됐으며 그중 절반은 개인투자자 수요”라며 “대학생·직장인들도 쉽게 금 투자에 뛰어들어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도 새로운 투자 대안의 등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금 시세가 저점인 만큼 내년 국제 금 시세 변동을 고려해 현명하게 투자할 것을 권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투자할 때 실물 투자상품으로 가치도 커질 것”이라며 “다만 ETF 등 다른 금 관련 상품과 유동성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꼼꼼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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