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속속 탄핵열차 탑승...친박 붕괴 시작됐나

중진·TK 진박도 돌아서

탄핵찬성 친박 20명 넘어

찬성표 최대 230표 관측

與 의총서 9일 '자유투표' 결론

유승민(왼쪽 세번째)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참석 의원들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유승민(왼쪽 세번째)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에서 참석 의원들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내부에서 탄핵 찬성 기류가 점차 확산되면서 친박계 역시 대거 당론에 따라 본회의장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강성 친박들은 집단퇴장을 독려해 표결 자체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는데 거부하기 힘든 여론에 따라 각자 한 표를 행사할 경우 찬성 의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 표결을 코앞에 두고 단일대오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친박계가 붕괴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6일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적 권한을 정정당당하게 자유투표로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투표가 당론이냐’는 질문에는 “이는 신성한 헌법적 권한으로, 당론이라는 것이 그런 헌법적 권한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계파색에 덜 ‘오염’된 초·재선은 물론 중진 의원과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둔 현역들 사이에서도 일부가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모임의 간사인 정운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 초선 의원 46명 중에 민심을 하늘같이 알고 섬기자는 의원이 3분의1 정도 된다”고 말했다.

‘진박(眞朴·진실한 친박)’으로 불리는 한 TK 의원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동료 지역 의원들 중에서도 찬성으로 선회한 기류가 뚜렷하게 감지된다”고 전했다.


특히 비박계 일각에서는 찬성 의사를 밝힌 친박계가 20명을 넘어서면서 최종적인 찬성표가 230표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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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관계자는 “친박계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3차 담화를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 계파 이익을 위한 수 싸움에만 지나치게 몰두했다”며 “이런 정략적 고민이 결과적으로 민심에 기름을 부으면서 친박계 내부 붕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여권의 권력 향배와 분당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비박계는 탄핵 이후 당 장악의 주도권을 움켜쥐고 내부에서 개혁을 이끄는 시나리오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탈당 및 분당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신환 의원은 “당내에서 개혁을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친박계가 탄핵 이후에도 ‘배 째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할 경우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분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극소수의 강성 친박들이 새누리당을 떠나는 방안, 비주류와 ‘라인’을 갈아탄 ‘탈박’들이 뛰쳐나가 함께 신당을 만드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안 자유투표’를 수용하면서 친박계에서 확산되는 탄핵 찬성 기류가 잠시 멈칫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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