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모르쇠’ 재벌 ‘버티는’ 대통령...정경유착에 ’분노’ 넘어 ‘증오감’까지

소득 없이 끝난 청문회 본 시민들 “이럴 거면 왜 하나”

박 대통령 “헌재 판결 기다릴 것” 버티기 전략

퇴진행동, 광화문 넘어 여의도까지 전선 확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촛불 문화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이 불타고 있다./연합뉴스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촛불 문화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이 불타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6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 총수들이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에서 6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 총수들이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된 대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촛불을 든 시민들의 분노가 더 증폭되고 있다. 정치권의 탄핵 움직임에 버티는 대통령의 태도에 허탈감을 느낀데다 재벌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형국이다.

7일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집회의 초점이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압박을 넘어 반드시 근절해야 할 정경유착 해소로도 옮겨가고 있다.

6일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출석했지만 상당수가 질의 응답 과정에서 민감한 사안을 회피한 데 따른 것이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약 800억원의 자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집중 추궁을 받았지만, 대부분 “기억이 나질 않는다”거나 “모르겠다”고 답변했기 때문. 의혹 해소는커녕 허탈함과 분노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영업을 하는 이경규(30)씨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나와서 동문서답을 해대는 저들이 사회지도층이라는 생각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고, 김치수(41·회사원)씨는 “그룹 총수들이 민감한 질문에 대해 계속 모르겠다는 답변만 하니 답답했다. 이럴 거면 청문회를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TV를 꺼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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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대통령도 같은 날 퇴진할 용의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분노한 촛불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탄핵소추 절차를 밟아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도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광화문을 넘어 전경련과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도 집중투쟁을 진행한다는 게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방침이다. 퇴진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9일까지 여의도 전경련과 국회 앞에서 “재벌총수도 공범이다”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 아래 촛불집회를 연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재단에 출연한 돈의 뇌물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여전히 재벌 총수들은 ‘모른다’ 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고, 대통령은 여전히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며 “재벌 총수 처벌과 이번 국정농단의 중심인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이 광화문과 여의도에서도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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