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도 말했지만, 저는 영화를 통해 작은 도전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영남과 호남의 구분 없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휴먼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의 전인환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난 2000년 4월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부산 ‘북강서 을’ 지역구에 뛰어든 노 전 대통령과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출연진의 모습 등은 모두 전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전 감독은 “노 전 대통령이 더 부각 되는 면이 있지만,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출연진들의 소소한 일상을 넣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걸까. 개봉관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영화는 개봉 6주만에 관객 수 18만 명을 넘으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 명)’, ‘워낭소리(293만 명)’, ‘울지마 톤즈(44만 명)’에 이어 역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4위에 등극했다. 전 감독은 “이렇게 많은 관객분들이 영화를 봐 주실 거라고 상상을 못했다”며 “영화를 보여 드릴 수 있는 극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기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스크린으로 향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은 상식에 대한 목마름이었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실패 속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일반 출연진은 민주주의 등에 언급하는 등 모두 상식과 기본에 대해 이야기하죠. 그간 너무 비상식적인 일들을 봐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식적인 이야기에 목이 말라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 감독은 촛불집회에 참여해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며 “지도자를 뽑아 놓으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지만, 스토리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전 감독은 내년초 감독판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감독판 제작이 끝나면 상업 영화를 제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