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16 베스트셀링 수입차] 벤츠, 年 판매 5만대 시대 활짝...BMW 520d는 베스트셀링카 복귀

<올 수입차시장 돌아보니>

'디젤게이트'로 신규등록 6.5% 줄어 7년 만에 역성장

E클래스·SUV 앞세운 벤츠, 판매 20% 늘며 1위 등극

BMW는 성장 정체됐지만 '520d' 7,356대 팔려 위안







BMW 520dBMW 520d


2010년대 들어 연평균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해온 수입자동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진작책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이 확대됐음에도 디젤 게이트에 발목 잡힌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디젤차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가 늘고 독일 브랜드에 대한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되면서 일본 브랜드가 약진했다.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앞세워 수입차 브랜드로는 최초로 연간 5만대 판매 시대를 열었고 BMW의 중형 세단 ‘520d’는 폭스바겐 ‘티구안’이 판매정지를 당한 틈을 타 3년 만에 베스트셀링카에 다시 복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 220d메르세데스-벤츠 E 220d


◇디젤 게이트로 7년 만에 판매 역신장=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20만5,1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9,534대)에 비해 6.5%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등록은 24만3,900대로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수입차 신규등록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수입차 판매는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수입차는 2011년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선 후 연평균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해왔다. 최근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6.4%에 달할 정도로 판매가 급증했다. 국산차와 가격 차이가 줄고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면서 수입차 고객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저변이 확대된 것도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시장을 전년 대비 8.5% 성장한 25만5,000대 규모로 전망했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가장 큰 이유는 디젤 게이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인증서류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32개 차종 8만3,000여대가 판매정지를 당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1~11월 누적판매는 각각 1만6,482대, 1만3,178대로 전년 대비 각각 44.4%, 60.2% 감소했다. 이 두 브랜드의 전년 대비 판매 감소분은 총 3만3,134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 감소분(1만4,372대)의 2배가 넘는다.

아우디·폭스바겐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수입차 브랜드의 1~11월 누적판매는 17만5,502대로 전년 같은 기간(15만6,740대)에 비해 12.0% 증가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정지 사태가 없었다면 올해 수입차 시장은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차량에 대한 리콜을 거쳐 판매정지 차량에 대해 재인증을 받아 판매 재개에 나설 예정이지만 내년 1·4분기에도 정상 영업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E클래스·SUV 앞세운 벤츠 1위 등극…베스트셀링카는 BMW ‘520d’=수입차 시장이 역신장하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급증한 브랜드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대표적이다.


벤츠는 지난달까지 5만718대를 판매해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연 5만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이 20.6%에 달한다. 연간 판매량이 4만대가 넘는 볼륨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성장률이다. 경쟁 브랜드인 BMW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관련기사



벤츠의 판매 증가는 7년 만에 완전변경된 E클래스가 이끌었다. E클래스는 지난달까지 1만9,774대가 팔려 이미 지난해 판매량(1만7,017대)을 넘어섰다. 주력 모델인 E300이 5,457대 팔렸고 E220d도 4,965대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에 랭크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벤츠는 GLA·GLC·GLE·GLS 등 SUV를 지난달까지 8,263대 팔았다. 이는 지난해 전체 SUV 판매량(2,758대)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말 SUV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신차를 대거 출시한 것이 효과를 봤다.

벤츠가 올해 신바람을 낸 반면 경쟁자인 BMW는 판매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BMW는 지난달까지 4만2,625대를 팔아 전년 대비 소폭(0.1%) 감소했다. 벤츠와의 격차가 8,000대가량 벌어졌다. BMW가 올해 고전한 것은 뚜렷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탓이다. BMW는 내년 초에 주력 차종인 5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반격에 나선다.

렉서스 ES300h렉서스 ES300h


판매량은 정체됐지만 520d가 베스트셀링카에 복귀한 것은 위안거리다. 520d는 지난달까지 7,356대가 팔려 벤츠 E300을 1,900대가량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520d는 2013년 8,346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에 올랐지만 2014년과 지난해에는 폭스바겐 티구안에 자리를 내줬다. 티구안은 8월 초 판매정지를 당하면서 올해 판매량(4,301대)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렉서스의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가 3위로 4계단 올라선 것도 눈에 띈다. ES300h는 지난달까지 5,257대가 팔려 지난해 연간 판매량(5,006대)을 넘어섰다.

디젤 게이트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판매량도 느는 추세다. 지난달까지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총 1만4,104대가 팔려 전년 대비 69.9%나 급증했다. 반면 디젤차는 판매량이 같은 기간 19.3% 감소했다.

SUV 시장이 커지면서 랜드로버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64.7%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 주력 모델이 잘 팔리면서 올해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게이트의 반사이익으로 가솔린차 판매가 늘면서 일본 브랜드들도 약진했다. 도요타(19.9%), 혼다(46.0%), 인피니티(20.5%)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성행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