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브루스 커밍스 "美대통령, 대화로 북한 고립서 벗어나게 해야"

'세계와 한반도 평화' 주제 발표

"클린턴 시절 직접 대화만 성공"





“지금은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고립과 가혹한 대응을 종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절박한 시점입니다.”

브루스 커밍스(사진)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8일 김대중평화센터·연세대김대중도서관의 주관으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미국과 남한의 동맹은 북핵 프로그램을 중지시킬 방안으로 제재·정권교체·정권붕괴를 기다리는 전략 등을 시도해왔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밍스 교수는 ‘2017년 세계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는 내년 국제 환경이 냉전 해체 후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 가운데 김대중-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의 직접 대화만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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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북한은 한국전쟁 후 가능한 모든 면에서 제재를 당해왔지만 이러한 제재가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의 행동 양식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놓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클린턴 대통령 시기 북한의 플루토늄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이 논의된 사실을 거론했다. 당시 미북 간 중재와 북한 핵시설 폐쇄 등을 골자로 하는 ‘2·13합의’가 이뤄진 2007년의 6자회담을 직접 대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꼽았다. ‘한국전쟁의 기원’ 등의 저술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인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서는 “현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무지한 대통령 후보였다”고 혹평하며 “그가 백악관에 들어설 때면 아마도 아슬아슬한 국제정치적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술회의에 참석한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질 확률은 오바마 정부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병행 논의하는 ‘투트랙’에서 평화 달성의 방법론적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은 축사에서 “트럼프의 등장은 한반도 질서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정책 공조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는 것이 한미 양국의 안보 비용을 줄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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