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농협은행 부행장 80% 대대적 물갈이

농협금융 출범후 최대 임원 인사

부행장 7명·부행장보 4명 선임

'임기 2년 보장' 관행도 깨져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발탁"





농협은행의 부행장 80%가 교체되는 등 농협금융지주가 출범 이후 최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행장 임기 2년 보장’의 관행까지 처음으로 깨진 이번 인사를 두고 ‘신상필벌’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첫 금융지주 인사인 만큼 본인 색깔 내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11일 농협금융은 금융지주 상무를 비롯해 7명의 농협은행 부행장과 4명의 부행장보, 13명의 영업본부장을 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


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으로 임명된 홍재은 상무(현 농협은행 자금부장)는 투자금융 및 자금운용 전문가로 자산운용은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선임됐다. 이강신 충남영업본부장, 이인기 전북영업본부장, 이창현 세종영업본부장, 김연학 중앙회 인재개발원 부원장 등은 탁월한 영업 성과를 바탕으로 부행장으로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박철홍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장, 표정수 중앙회 상호금융자금부장, 한정열 IT전환추진부장의 경우 전문성을 인정받아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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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행장보에는 공공금융부장과 소성모 전북영업본부장이 각각 승진 발령됐으며 김철준 법무법인 광장 자문위원과 서윤성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가 부행장보로 외부에서 충원됐다.

농협금융이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를 단행한 것은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여파로 올해 흑자 규모가 1,80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중인 대형 시중은행들이 1조5,000억~2조원가량의 흑자 결산을 예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기존 부행장 중에는 박규희 여신심사본부장과 김형열 리스크관리본부장 2명만 자리를 지켰고 김호민 경영기획본부장, 박석모 기업고객본부장, 윤동기 자금운용본부장, 이영수 IT본부장 등 4명은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다. 반면 서기봉·박태석·오경석·남승우·신응환 등 5명의 부행장은 임기를 1년 남겨뒀지만 교체됐다. 2년 임기보장이라는 농협금융 관행이 깨진 셈이다. 이를 두고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예상보다 크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물리적으로는 금융지주와 중앙회가 분리돼 있지만 지주의 100% 단일 대주주인 중앙회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해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선임된 부행장 6명 중 김연학 부행장과 표정수 부행장 2명은 중앙회 출신이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라며 “김용환 회장은 향후 예정된 영업점장과 직원 인사에서도 전문성과 성과 중심 인사 기조를 일관되게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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