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가량의 기금을 관장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한다. 현재 LH와 SH공사 등 공공기관 등도 리츠 AMC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HUG까지 가세하는 등 공공기관이 도시재생 주체로 나서면서 이 분야에서 민간 자본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간의 업무가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HUG, ‘도시재생사업’ 위해 리츠 AMC 설립 추진=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자산관리회사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HUG는 올해 안에 AMC 인가 후 내년 초 리츠로 해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국민주택기금의 이름을 주택도시기금으로 바꾸고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1월 주택도시기금법을 공포하고 같은 해 7월부터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LH에서도 도시재생사업에 AMC로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사업장이 많아 LH 혼자만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HUG의 경우 출자와 융자 등 도시재생사업에 자금을 대는 주체이기 때문에 관리와 운영도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경우에도 초창기에는 공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서서히 민간사업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며 “초창기에는 HUG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도시재생사업이 활성화되면 민간 AMC들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도시재생사업 박차=HUG뿐만 아니라 LH·SH공사 등도 리츠 방식을 통한 도시재생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LH는 지난달 천안 구도심인 동남구청사 일원에 구 청사, 어린이회관, 대학생 기숙사, 주상복합, 지식산업센터 등을 짓는 복합개발사업인 ‘천안미드힐타운리츠’의 AMC로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업지는 HUG의 주택도시기금이 지원하는 1호 도시재생사업이기도 했다. 총 사업비 2,286억원 중 HUG는 50억원을 출자하고 융자도 한다. 또 SH공사가 출자해 설립한 리츠 AMC인 서울투자운용도 도시재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단, 공공기관의 잇따른 리츠 AMC 설립으로 인한 역할 중복은 풀어야 할 과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리츠 AMC를 만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며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