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韓 탄핵정국, 신용등급에 부정적"

무디스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부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시사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또 내년 2.5%, 2018년 2%로 본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13일 발표한 ‘한국 정부 분석보고서’에서 “한국이 제도와 재정적 역량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정치 공백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기간 기업 활동과 소비자 지출이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결정을 연기하면서 경제 성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낸 스테펜 딕 무디스 부사장은 “이는 (한국의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 정책 효율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무디스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인 Aa2(안정적)로 올린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는 “탄핵 정국으로 한국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무디스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딕 부사장은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7%에서 내년 2.5%, 2018년 2%로 전망한 바 있다”며 이 전망치마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의 전망치는 2.4%를 제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 높지만 정부(3.0%), 한국은행(2.8%), 현대경제연구원(2.6%)에 비해서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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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딕 부사장은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면도 언급했다. 그는 국회가 지난 3일 예산안을 처리한 것을 예로 들며 “필수적인 법안은 계속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면서 “한국 제도가 순조롭게 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 능력은 탄핵 정국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금융 안정성 확보에 큰 성과를 거둬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8%에 그쳤고 외채 부담도 크지 않아 이번 사태의 부정적인 경제 영향에 대처하는 데 재정 여력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가 휘청이더라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재정을 풀어 쉽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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