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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평창올림픽 어디로]역대 최대성적 부푼 꿈…미숙한 대회운영으로 빛 바랠라

<중> 선수는 일류, 운영은 삼류

빙상서만 금메달 6~7개 전망

밴쿠버 대회 성적 경신 기대

최순실 여파로 위신 떨어진

조직위·위원장 권위 세우고

많은 대회 열어 경험 축적을

최순실 국정농단의 우울증이 동계 스포츠계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요즘 동계 종목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아울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차츰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최고 성적은 2010 밴쿠버 대회 때의 금 6, 은 6, 동메달 2개(종합 5위). 평창에서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만 금메달 6~7개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평창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강세 덕분이다. 여기에 봅슬레이·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에서 월드컵 입상 소식이 꾸준히 들려오고 있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남자 피겨와 설상 종목에서도 희망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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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계올림픽 대회를 운영하는 조직위원회의 현재 상황은 우려할 수준이다. 한 마디로 선수는 일류, 운영시스템은 삼류나 다름없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개최국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대회 운영”이라며 “경기력은 일류인데 운영은 삼류에 머문다면 화려한 성적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평창올림픽 운영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개최 기록을 남기게 되는 평창은 유치 전부터 미약한 동계스포츠 저변과 동계 종목 국제대회 개최 경험 부족이 외신들로부터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래서 더 준비가 철저해야 하지만 유치 후 첫발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 싸움에 조직위원회 구성원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조직위 파견 공무원들은 올림픽 업무가 손에 익을 만하면 원래 있던 부처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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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평창의 컨트롤타워인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까지 지난 5월 갑자기 낙마했다. 심지어 낙마 이유가 ‘비선 실세’ 최순실 일가에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줬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견인 진돗개로 올림픽 마스코트를 바꾸라는 청와대의 압박에 조 전 위원장이 스위스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를 일부러 찾아갔다가 퇴짜를 맞는 민망한 해프닝도 있었다. 물론 후임 위원장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논란과 예산 부족이 맞물려 올림픽 조직위는 좀처럼 추진동력을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3일 “문체부 내 문화예술·콘텐츠·관광·홍보 등의 사업이 올림픽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장관 직속의 올림픽 지원단을 신설한다”고 발표하는 등 뒤늦게나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전담조직 신설에 앞서 조직위의 추진동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체육계의 주문이다. 체육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순실과 얽혔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지나친 간섭에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아침에 조직위원장을 찍어내는 통에 실추된 조직위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올림픽은 2020년 도쿄(하계), 2022년 베이징(동계)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으로 평창 올림픽은 도쿄·베이징 올림픽과 두고두고 비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동계종목 협회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은 한중일 3국 릴레이 올림픽의 첫 주자라는 의미가 가볍지 않다”면서 “우리나라는 동계스포츠 국제대회 운영 노하우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이를 인정하고 이미 계획된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국제대회) 외에도 테스트이벤트를 위한 테스트 대회를 수시로 치러 모자라는 부분을 끊임없이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경우 쇼트트랙 테스트이벤트인 월드컵 4차 대회(16~18일)에 앞서 지난달 트레이닝 이벤트로 전국남녀 대회를 개최했지만 이런 이벤트를 최대한 더 많이 치러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의 경우 올림픽 트랙에서의 훈련빈도가 메달과 직결된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더 일찍 훈련할 수 있었지만 트랙 결함 탓에 10월로 늦어졌다”며 “각 경기장 공정률이 평균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작은 부분에서 위험요소나 불편함은 없는지 살펴보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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