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 & Market] 韓·佛 우주포럼과 우주협력 다변화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객원 기자

우주정책·교육·인력양성부터

산업체 간 협력까지 논의 활발

정치권도 더 많은 관심 기울여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을

허환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함께 지난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한불 우주포럼’을 개최했다. 양국은 지난 20여년간 위성개발, 우주센터 건설 등 협력을 진행해왔으나 정부·산업체·연구기관·대학 등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포럼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폐막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됐는데 우주정책, 우주산업과 미래 도전과제, 기후변화, 교육·인력양성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중 교육·인력양성 분야의 좌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정치권만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 자리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한불 상호교류의 해 조직위원장), 스테판 이스라엘 아리안스페이스 최고경영자(한불 상호교류의 해 후원회장),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장이브 르갈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장,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알랭 구르낙 상원의원(한불의원친선협회장)과 준비에브 피오라조 하원의원(전 고등교육연구장관) 등 프랑스 정치인도 눈에 띄었다. 아리안스페이스, 탈레스, 에어버스 D&S, ASL 등 프랑스 산업체 대표들과 한국항공우주산업·한화테크윈·쎄트렉아이·케이티샛 등 국내 산업체 대표들도 대거 참석해 별도의 회의도 개최했다.


특히 장다니엘 테스테 프랑스 우주연합군 사령관이 참석, 육해공에다가 우주와 사이버 전쟁까지 총 5차원 미래전쟁에서 프랑스 우주연합군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군은 30여년 전부터 위성을 활용하고 있는데 전 세계로 파병이 늘면서 운용 중인 4개 관측위성(광학 2개, 레이더 2개)의 활용도가 커져 하루 평균 120장의 이미지를 군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국의 강점을 살려서 정보를 공유,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독자 우주 작전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 군 입장에서 협력을 검토해볼 만한 사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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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출신인 장자크 파비에 국제우주대(ISU) 교수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를 타고 우주 실험을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점심을 함께하면서 우주 경험에 관해 들었는데 흥미진진했다. 그는 한국의 우주 분야 교수들의 강의를 부탁하며 양국 간에 교환방문 및 훈련프로그램을 통한 우주인력 양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사 서비스업체인 ASL의 알랑 샤흐모 대표는 최근 전 세계 산업체들이 앞다퉈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항공우주 분야를 확대하려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성의 소형화가 진행돼 ASL이 소형위성 발사에 특화된 마이크로론처(Microlauncher)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발사체 개발을 위해 초기 단계부터 저비용을 화두로 개발하고 있는데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불 우주포럼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의 수정과 기술 로드맵 작성에 최근의 우주 분야 흐름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014년 기준 프랑스의 우주예산은 30억달러로 4억6,000만달러인 우리나라의 6.5배 수준이다. 30년 전 한불 우주협력회의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많이 좁혀졌으나 여전히 간극이 크다. 다만 프랑스도 우리나라를 우주 파트너로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우주협력을 다변화할 좋은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양국이 모두 우주기술의 산업화 전략과 세계 우주산업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어 우주 산업체 간 협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양국이 이 행사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는데 우리나라도 정부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가가치가 큰 우주산업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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