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생각만으로 TV 켜고 자동차 운전...인터넷 다음은 '브레인넷' 시대

[산업절벽, 소프트파워 혁명으로 넘는다]

美·유럽 '뇌지도' 연구 총력

1415A09 각국의뇌연구


생각만으로 TV가 켜지고 자동차를 주행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생각만으로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일이 뇌 지도 연구 등을 통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끈 이론, 평행우주론의 창시자로서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교수는 인터넷 다음 시대는 ‘브레인넷(brain-net)’ 시대라고 밝혔다. 브레인넷은 생각을 공유하는 ‘마음의 인터넷’을 의미하는 것으로 마음만으로 집안 기기들을 조종하고 차를 운전하는 일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쿠 교수는 향후 10년 안에 인터넷에서 브레인넷으로 점차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과학자들이 뇌를 컴퓨터에 연결해 우리 기억과 생각을 일부 해독해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심지어 엔터테인먼트까지 혁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의 영화는 이미지뿐 아니라 감정과 느낌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한한 카쿠 교수는 한국 최대 인터넷포털인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와의 대담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로봇을 움직이는 일도 상상해볼 수 있다”며 “우리는 현재 스마트기기를 통해 이런 일들이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지만 더 발전하면 완전히 정신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카쿠 교수는 “우선 인간 뇌에 대한 지도를 완성해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한 뒤 자아인식과 상식을 갖춘 ‘디지털화된 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뇌 지도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뇌 지도 연구 등 뇌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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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얼기설기 얽혀 1,000조개에 달하는 연결부위를 갖고 있다. 뇌지도는 뇌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수치화·시각화한 데이터베이스(DB)인데 뇌가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 만큼 아직 완벽한 뇌 지도는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뇌의 원리를 밝혀내고 인공지능의 새로운 단초를 찾기 위해서는 정밀한 뇌 지도가 필요하다.

이에 미국은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향후 10년 동안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는 뇌 연구 프로젝트인 ‘브레인 이니셔티브’ 사업을 선포했다. 유럽연합(EU) 역시 10년간 10억유로(약 1조2,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인간 뇌와 비슷한 규모와 기능을 갖춘 인공신경망을 개발하는 ‘인간 두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일본도 이화학연구소를 통해 연간 30억엔(약 330억원)의 예산으로 2014년부터 ‘혁신 뇌 프로젝트’에 돌입한 상태다.

우리 정부도 5월 향후 10년간 3,400억원을 투입해 뇌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뇌과학발전전략’을 세웠다. 현재 선진국 대비 72%에 수준에 머무른 뇌과학 기술 수준을 오는 2023년 90%까지 끌어올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화 뇌기능 지도 구축 및 활용,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제품·서비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뇌 연구 대표성과도 10건 이상 창출한다는 목표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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