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투자 美스타트업, 인간 닮은 AI 만든다

[산업절벽, 소프트파워 혁명으로 넘는다]

성공 전략 한계 부딪힌 기업들

AI 개발위해 뇌과학 투자 확대

인재 확보·신기술 융복합 주력

1415A01 기업들의‘소프트 파워’혁신 내용


지난해 삼성벤처투자가 2,000만달러(약 234억원)를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비캐리어스’의 목표는 ‘영혼이 담긴 기계’다.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뇌 과학자가 공동 창업한 이 업체는 인간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연구해 이를 응용한 신개념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신개념 AI의 상용화 목표 시기를 2031년으로 정했다. 전문가들은 인간을 닮아 창의·직관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이 AI를 ‘강한 AI’이자 4차 산업혁명의 승자를 가릴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장기간의 불황과 주력산업의 경쟁력 악화, 4차 산업혁명을 고리로 무섭게 다가오는 신산업 물결이라는 복합위기 속에서 이른바 ‘산업절벽’에 맞닥뜨린 기업들이 ‘소프트파워’ 혁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가전·자동차·중화학공업 등 기존 주력산업에서 효율성과 빠른 추격을 전략으로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기술과 신기술의 융복합, 이종산업 간 교배를 통한 신산업 창조에 방점을 찍은 소프트파워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김상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역시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술·지식과 결합하는 역량, 곧 연결성과 창의성으로 이뤄진 소프트파워가 핵심 동력”이라며 “기업들은 소프트파워를 혁신해 새 성공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우선 집중하고 있는 소프트파워 혁신의 대상은 ‘인간’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 할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뇌과학과 사회과학처럼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과학에도 눈을 돌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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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혁신의 내용은 신기술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업들은 젊고 창의성 있는 인재 확보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문화산업을 창출하는 이종산업 간 교배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20세기 초 북미·유럽에서 영상기술과 콘텐츠가 만나 영화산업을 탄생시켰던 광경과도 닮아 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유통 서비스 발달, 드론·로봇이 분류하고 소비자에게까지 실어나르는 물류 시스템의 등장 역시 소프트파워 혁신에 중요한 대목이다. 이미 아마존·알리바바 같은 미국·중국 기업들은 유통 혁신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은 특정 공정 기술이나 신소재·신제품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만족할 게 아니라 소프트파워 혁신을 거쳐 이 기술들을 활용해 기존에 없던 융복합 신산업을 탄생시키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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