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폭발사고' 울산 군부대, 위험성 알고도 미사용 폭음탄 안 남기려 폭음탄 1,600개 해체

지난 13일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사고를 일으킨 폭음통. /연합뉴스지난 13일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사고를 일으킨 폭음통. /연합뉴스


화약 폭발 사고가 발생한 울산 군부대가 미사용 폭음통을 남기지 않으려 병사들을 동원해 화약 해체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군 헌병대는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 경위를 공개했다.


군은 먼저 폭음통의 위력부터 설명했다. 폭음통은 길이 5cm, 직경 1.5cm로 일회용 배터리보다 작은 크기지만, 1발이 터지면 초당 400m를 날아가고 25m 떨어진 거리에서 103db의 소음을 일으킬 정도로 위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100db의 소음에 15분간 노출되면 청력 손상이 일어난다.

2007년에는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부사관 1명이 불법적으로 폭음통 10개를 해체하고 모아둔 화약을 삽으로 건드려 폭발이 발생해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손에 들고 있던 폭음통 1개가 폭발하며 장교 1명이 손가락이 절단됐다.


해당 군부대는 이런 위험성을 지닌 폭음통 1,600개를 도구를 이용해 일일이 해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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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따르면 탄약관 이모(30) 중사가 정보작전과장에게 올해 소모하지 않은 폭음통 1,600개를 한번에 소모해야 한다고 보고했고, 작전과장은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이 중사에게 “위험하니 비 오는 날 소모하라”고 지시했고, 이 중사는 소대장 1명과 병사 4명을 동원해 폭음통을 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사들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일이 손으로 위험한 폭발물을 해체한 것이다.

군은 대대장 등 해당 부대 간부들이 폭음통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가 올해 수령한 폭음통 1,842개 중 242개만을 사용하고 1,600개나 남아있었던 것도 위험성 때문에 훈련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사용하지 않고 남은 폭음탄을 다음 해 사용분으로 남기지 않고 해체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잉여탄이 생기면 상급부대로부터 질책을 받을 것을 우려해 고의로 폐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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