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트럼프發 치솟는 달러가치...커지는 경고음

금리인상·부양기대감에 달러 강세

시장선 "이미 과대 평가" 지적

페그제 유지 국가들엔 통화 압박

글로벌 무역전쟁 도화선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갈수록 뚜렷해지는 달러화 강세 기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기반을 둔 트럼프식 경기부양 기대감에 미국 금리 인상 요인까지 맞물려 달러화가 연일 고공행진하자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과대평가됐다는 경고와 함께 강달러가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는 일부 국가들의 통화들이 받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분석을 인용해 달러화가 지난달 중순에 이미 11%가량 과대평가됐으며 미국 금리 인상과 재정을 동원한 부양책이 달러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의 윌리엄 클라인 선임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7%에 달한 미국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오는 2021년에는 4%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관료들 사이에서는 무역적자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이 같은 달러화 강세를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 교역 파트너들의 탓으로 돌리면서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의 한 교역 담당 관료는 FT에 “달러화 강세가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로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받는 통화 압박도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나이지리아와 카자흐스탄 등이 강달러의 압박을 못 견뎌 페그제를 포기한 데 이어 홍콩이나 사우디 등도 페그제를 유지하느라 큰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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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페그제는 자국 통화가치를 달러화의 움직임에 연동시키는 제도로 페그제 도입 국가들은 자국 통화가 급락하면 달러화를 풀고 자국 통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환율을 안정시킨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달러 강세에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자본지출 압력이 증가하는 등 페그제 유지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으면 홍콩달러와 사우디 등 일부 중동 국가 통화의 페그제가 붕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지난 6월 달러화 강세 압박에 페그제를 포기한 나이지리아의 경우 나이라 가치가 이후 30% 이상 폭락하고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물가상승률이 18.3%에 달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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