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연말 산업현장 릴레이 르뽀-위기를 넘긴 기업들] 현대제철 아연도금라인 풀가동…"車 강판 메카 만든다"

순천공장에 3,000억 선제 투자

고수익 철강으로 재편 가속

2018년 '3라인' 상업 가동땐

연간 생산량 160만톤으로

13일 현대제철 순천공장 내에 들어설 세 번째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CGL) 부지에 한창 기초 토목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한 작업자가 지나가고 있다./순천=한재영 기자13일 현대제철 순천공장 내에 들어설 세 번째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CGL) 부지에 한창 기초 토목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한 작업자가 지나가고 있다./순천=한재영 기자




13일 현대제철 순천공장 내 No1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CGL)에서 한 작업자가 아연으로 표면 처리된 냉연 강판의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공정의 장비를 조작하고 있다./순천=한재영기자13일 현대제철 순천공장 내 No1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CGL)에서 한 작업자가 아연으로 표면 처리된 냉연 강판의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공정의 장비를 조작하고 있다./순천=한재영기자


“강한 공기 바람을 뿌리면서 아연이 묻은 표면층을 균일하게 깎아주는 작업입니다. 바람을 일정한 강도로 얼마나 균일하게 쏴주느냐가 기술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13일 기자가 찾은 현대제철 순천공장 내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 두루마리 휴지 풀리듯 풀린 짙은 회색빛의 냉연 코일이 은빛 액체가 출렁이는 아연 도금 설비(Zinc Pot)에 쉴새 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고급 자동차용 강판으로 쓰이는 아연도금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열처리를 마친 냉연 코일에 아연을 덧씌우는 공정이다.


‘아연 욕조’에 한바탕 몸을 담그고 나온 냉연 강판은 귀가 아플 정도로 날카로운 굉음을 내며 강한 바람을 내뿜는 에어 나이프에 또다시 빨려 들어가 표면을 매끄럽게 단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이후에는 합금화 공정을 거친다. 도금된 아연을 400~500도가량의 고온의 열을 가해 냉연 강판과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과정이다.

이런 공정을 거쳐 현대제철 순천 제 1·2 아연도금 라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강판용 아연도금 강판은 연간 총 71만톤(풀 캐파 기준)가량. 순천공장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용 강판은 현대차와 기아차 생산 공장이 있는 울산과 전주(상용차 생산), 광주로 전량 공급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사실상 유일한 강판 공급처인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세밑 한파가 절정에 이르고 있는 지금 3,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되기 시작하면서 공장에는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고수익 철강제품인 자동차용 강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를 주저하지 않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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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총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순천공장 내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아연도금 라인 하나를 신설(1,702억원)하고 기존 라인을 합리화(1,388억원)하겠다고 올 상반기 발표했다.

이날 찾은 순천공장에서는 기존 1·2 용융아연도금 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것과 함께 세 번째 용융아연도금 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토목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4월 설계와 장비 발주가 이뤄졌고 9월 들어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내년 10월 시운전을 거쳐 이듬해 1월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세 번째 아연도금 라인이 가동을 시작하면 순천공장에서만 총 120만톤 이상의 자동차용 강판이 생산된다”면서 “완성차 1대당 800㎏가량의 강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15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1·2공장을 새 단장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공정에 투입되거나 공정을 마친 열연·냉연 코일을 공장 바닥에 깔아놓는 방식으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코일 아파트’인 고층 무인 자동 창고(high bay)를 추가로 구축하는 공사가 진행된다. 정해진 좌표에 특정 코일이 층층이 저장돼 공간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온도와 습도도 조절할 수 있어 최적의 코일 보관 창고로 통한다. 이밖에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연간 140만톤 캐파의 자동 포장설비도 들어설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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