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통계청이 5년 만에 내놓은 ‘신(新)소비자물가지수’는 오히려 기존보다 0.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는 품목은 5년 만에, 가중치는 3년마다 조정한다. 최근 경제·사회 변화를 반영해 물가지수를 개편한다고는 했지만 아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 개편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누적 소비자물가는 1.0%에서 0.9%로 0.1% 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품목 조정으로 0.13%포인트, 가중치 개편으로 -0.16%포인트가 기존보다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가 체감물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사방식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품목을 선정할 때 가계금융조사에서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 비중이 소비지출 총액의 10,000분의 1 이상 되는 항목(2015년 기준 231원)을 벤치마크로 한다. 이 중 해당 상품군의 가격을 대표할 수 있고 시장에서 가격 조사를 지속할 수 있는 품목으로 한정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번 개편을 위해 조사지역과 품목을 조정했다. 우선 조사지역은 인구가 증가한 세종시, 용인시가 추가되고 반대로 감소한 보령시, 남원시 등을 아산시, 익산시 등으로 대체해 기존 37개에서 38개로 조정했다.
조사품목은 분야별로 지난 2010년에 비해 음식료·숙박 분야는 늘고 오락·문화, 주택·수도·연료 등의 분야가 줄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18개 품목이 새로 추가되고 10개 품목은 제외됐다.
품목별 변화를 보면 주로 의식주 등 생활 변화에 따라 구매가 늘어난 품목과 건강, 1~2인 가구 증에 따른 생활상이 그대로 반영됐다. 농축 수산물에서는 현미, 낙지, 블루베리, 파프리카, 아몬드가 추가되고 공업제품에서는 파스타면, 식초, 전기 레인지, 보청기, 헬스기구가 새로 포함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안마의자 등 건강기기 렌탈비, 휴대전화 수리비, 도시락, 보험서비스료 등이 추가됐다. 반면 제외품목은 꽁치, 케첩, 잡지, 사전, 예방접종비 등이다.
가중치 변화를 보면 외식 문화 및 단체 해외여행 증가,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 단체 해외여행 증가, 담뱃값 인상분 등이 반영됐다. 지출목적별 가중치를 보면 음식 및 숙박은 지난 2012년보다 0.78%포인트, 기타 상품 및 서비스는 0.53%포인트, 주류 및 담배는 0.37%포인트가 늘었고 교육(-0.65%포인트), 의류 및 신발(-0.5%포인트), 보건(-0.42%포인트) 등이 줄었다. 교육 분야는 학생 수 감소의 영향이 컸다. 품목성질별 가중치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가 1%포인트 줄었고 외식은 0.68%포인트가 늘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월세(1.28%포인트), 수입승용차(0.44%포인트), 온라인콘텐츠 이용료(0.33%포인트), 기능성 화장품(0.3%포인트) 등이 늘었다. 반면 전세(1.2%포인트), 휘발유(0.61%포인트), 기초화장품(0.37%포인트) 등이 줄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