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차 촛불집회] 전국 77만 촛불…“헌재, 조속한 탄핵 인용”

주최 측 추산 서울 65만 운집

세월호 기리는 304개 구명조끼 등장

보수단체 맞불집회…“탄핵 무효”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8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8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등을 촉구하는 8차 주말집회가 17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집회 주최 측 추산 65만명(경찰 추산 6만명)이 운집해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집회현장과 그 주변에 228개 중대 1만8,000여명을 배치했다.

퇴진행동은 추운 날씨를 감안해 이전 집회와 달리 사전행진은 하지 않고 본집회 1시간 전인 오후 4시 ‘퇴진 콘서트 물러나쇼(show)’ 문화행사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박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과 탄핵안 심판을 진행하고 있는 헌재를 향해 빠른 탄핵 인용,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퇴진을 촉구에 초점이 모아졌다.

집회 주최 측은 본집회에서 “탄핵 심판을 받은 박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헌재에 ‘탄핵 이유가 없다’는 후안무치한 답변서를 제출해 나라를 혼란하게 하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또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행세를 하면서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충남 논산에서 상경한 조준호(67)씨는 “헌재가 빨리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을 내기를 바라는 바음에서 이번 집회에 참석했다”면서 “법재의 탄핵안 인용 결정이 내려질 때 까지 이 같은 평화집회가 계속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정유현(17)양은 “최순실이 국정을 농락하고 대통령은 국민의 세금을 엉뚱한 곳에 썼으니 화가 난다”면서 “국회에서 탄핵안은 통과됐지만 아직 헌재의 결정이 남아 있으니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며 헌재의 조속한 심판을 촉구했다.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독일인 얀 올손씨가 “한국의 집회는 집회시위가 지향해야 할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독일인 얀 올손씨가 “한국의 집회는 집회시위가 지향해야 할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이전 집회와 마찬가지로 8차 집회에서도 상당수 외국인들이 눈에 띠었다.

독일에서 온 얀 올손(20)씨는 “2주 일정으로 한국에 왔는데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면서 이렇게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게 너무 놀랍고 감동적이다”면서 “한국의 집회는 집회·시위가 지향해야 할 표본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인 영어강사 가브리엘 라(29·여)씨는 “한국인들이 정치상황에 이렇게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집회참석자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퇴진행동과 시민들은 본집회를 마치고 오후 7시부터 행진을 벌였다.

법원은 기존 코스인 청와대 외에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와 삼청동 총리공관 100m 앞(안국역 4번 출구·우리은행삼청동영업점 앞)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단, 법원은 헌재 앞 100m 이내인 재동초등학교 인근 북촌로 31길 및 만수옥 앞과 총리공관 100m 이내인 삼청로 카페골목까지의 행진은 불허했다. 집회참석자들은 시민들은 오후 8시쯤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마무리 집회를 하거나 청와대·헌재·총리공관 현장에 남아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8차 집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구명조끼를 펼쳐놓는 행사도 열렸다. 본집회가 열리기 전 광화문광장 한복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고 이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304개의 구명조끼가 바닥에 놓여졌다. 각 구명조끼에는 노란리본이 달렸고, 구명조끼 앞 바닥에는 하얀 국화꽃과 함께 노란분필로 희생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구명조끼를 어루만지기도 하고 일부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번 세월호 추모행사는 창작그룹 노니가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중·고교생들이 중심이 된 청소년단체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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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청소년혁명은 8차 촛불집회에 앞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회운동단체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혁명은 그 동안 진행된 촛불집회 때 거리로 나온 중·고생들이 중심이 된 ‘중고생혁명’과 2014년부터 학생인권 보장 등을 위한 활동을 해온 ‘중고생연대’ 등이 중심이 돼 만들어졌다.

이들은 “전국단위 조직망과 내부 체계를 갖춰 토론회·캠페인부터 사안에 따라 집회 시위·동맹휴학·단체교섭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청소년의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라며 “성인세력으로부터 지도나 도움을 받지 않고 청소년의 힘으로 교육체제 혁명, 학생인권·선거권 등을 쟁취하겠다”며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전했다.

청소년혁명은 기자회견 후 ‘박근혜를 구속하라’, ‘청소년이 앞장서서 헬조선을 갈아엎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8차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17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린 7차 시국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17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린 7차 시국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전 주말 집회와 마찬가지로 서울 외 전국 각 지역에서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주말 집회가 진행됐다.

부산 서면 중앙로에서는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주최로 제7차 부산시국대회가 열렸고, 광주 금남로에서는 8차 광주시국촛불대회가 진행됐다.

광주 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대권 주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전 타임월드 앞에서는 열린 집회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석해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전시민들과 함께 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에 65만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77만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고, 경찰은 집회 참석자를 서울 6만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7만7,000명으로 추산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7일 오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7일 오전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도 이날 맞불집회를 열었다. 50여곳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소속 회원들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인근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 삼일대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단체 집회에서 주최 측은 집회 참석자를 100만명, 경찰은 3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1시부터 동십자각을 지나 청와대 인근 국립민속박물관 앞까지 이동한 뒤 들고 온 태극기와 장미를 놓고 원래 집회 장소로 되돌아가는 행진을 벌인 뒤 안국역 사거리로 돌아와 정리집회를 열었다.

오후 2시에는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소공원에는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이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엄마부대 측은 집회 참석 인원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고, 경찰은 참석자를 1,500명으로 추산했다.

/김정욱·양사록기자 mykj@sedaily.com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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