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고객분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셨습니다. 지금 경부고속도로 신갈IC인데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구요.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빨리 가야 하는데 좀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차를 가져가 대차해 드렸습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는 11년 연속 판매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진 딜러가 있다. 방배전시장에 근무하는 신동일 이사가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토목학을 전공하고 8년 간 건설회사를 다니다 막연히 세일즈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4년 한성차에 입사한 신 이사는 이듬해인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판매왕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판매왕이 유력하다. 1년에 많게는 220대씩 팔았다. 6,000만원 이상 비교적 고가인 벤츠 브랜드에서 1명의 딜러 실적으로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판매 매출만 245억원을 기록했다.
신 이사는 자신의 판매 비결에 대해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이라면 반드시 다음에도 저를 통해 차량을 구입하도록 진심을 다하는 것”이라며 “한번 연을 맺었던 고객이 자기를 찾지 않으면 그건 실패한 판매”라고 말했다. 신 이사는 이를 위해 수입차 고객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사후 서비스(AS)를 차별화했다. 차량 고장에서부터 오일이나 타이어 교체 등 차와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직접차를 받아 문제를 해결해 갖다 준다. 이를 위해 총 13명의 전담팀도 보유하고 있다. 7명은 차량 문제를, 6명은 고객 데이터 관리 등을 한다.
신 이사는 벤츠의 품질 역시 판매를 늘리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할인 정책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며 “제품가치에 맞는 가격과 품질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권의 저서도 가지고 있는 신 이사는 후배 사원들에게 “3년만 죽기 살기로 매달리면 길이 보인다”며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벤츠 판매하면 제 이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사진=송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