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유승민측 "질질 끌 이유없다"...오늘 의총이 집단탈당 분수령

[비박 '비대위원장 유승민' 최후통첩]

초재선 등 막판지지 기대 속

1차 10명 동반탈당설 돌기도

TK지역 '당 잔류' 여론 높아

"탈당 쉽지 않을 것" 관측도

심각한 표정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심각한 표정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목 축이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연합뉴스목 축이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계가 ‘유승민 당 비상대책위원장’ 관철을 위해 탈당 배수진까지 치며 친박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친박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로서는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계인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분열 소지가 있는 비대위원장은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친박의 불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친박이 20일 의원총회에서 비박에 밀려 ‘유 비대위원장’ 카드를 마지못해 수용하면 분당 가능성은 잠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번주 내 비박의 탈당과 이에 따른 분당이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비박계는 “개별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어 유 의원을 포함한 비박계의 집단탈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 측근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친박이 끝내 거부하는 등) 상황이 명료해지면 (탈당 결심을) 질질 끌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도 탈당 데드라인을 ‘20일 의원총회 종료 시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도성향 의원들이 막판에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지지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친박 핵심이야 바뀌기 어렵겠지만 (의원총회에서) 초·재선이나 중도성향 의원들이 유 의원을 지지하는 바람이 확산되면 (비박계 전권 비대위원장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유 의원이 기대하는 마지막 1%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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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친박 2선 후퇴 등 인적 청산을 위해서는 전권을 가진 비대위원장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이 자신이 지금까지 탈당을 종용하는 비박계로부터 욕을 먹어가며 당 잔류를 고집해온 이유인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 잔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비박계가 탈당하면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도 관심이다. 이날 한 비박계 의원 명의로 ‘이번주 유승민 포함 10명 탈당 예정, 두 명이 먼저 탈당하려 했으나 유승민이 나갈 거면 같이 가자고 만류해서 10명 인원수 채워놓은 상황’이라는 긴급 문자메시지가 돌면서 1차 집단탈당 규모가 10명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비박계인 황영철 의원은 오래전부터 “탈당 규모는 30명 수준”이라며 당장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유 의원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의 경우 “끝까지 당에 남아 개혁을 이끌어달라”는 여론도 만만찮아 먼저 당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이정현 전 대표가 온갖 욕을 먹어가면서 버틴 것은 TK 여론 중에는 ‘당을 지키는 게 결국 이정현뿐이다’라는 동정 기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유 의원은 텃밭의 이런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에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탈당을 시사해온 부산경남(PK) 기반의 김무성 전 대표와는 처한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 의원은 탈당을 감행하더라도 최후까지 친박으로부터 온갖 수모와 핍박을 받는 모습으로 비쳐지도록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친박들이 유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넘겨주더라도 끝까지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인적 청산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다 하더라도 친박 청산 등 난제가 수두룩해 당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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